우리말을 배우자/쉼표,마침표(국립국어원 온라인소식지)

일상 속 오늘의 다듬은 말 - 트리트먼트, 헤어드라이어, 고데, 헤어스타일, 헤어밴드, 다크서클

튼씩이 2022. 3. 31. 07:55

궁금한 우리말

다듬은 말 알아보기

‘눈 그늘’에 ‘민낯’이라도 외출은 즐거워

 

외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접하게 되는 말에도 외래어와 외국어가 많습니다. 이런 말을 어떻게 우리말로 바꿔 쓰면 좋을지 살펴봅시다.

 

밖에 나가려면 얼른 머리부터 감아야겠습니다. 머리를 감을 때 대부분은 ‘샴푸’를 씁니다. 샴푸를 대체할 우리말을 따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머리를 감을 때 쓰는 액체 비누니까 ‘머리 물비누’쯤으로 바꿔 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건강한 모발을 위해서 ‘린스’로 헹구고 ‘트리트먼트’를 쓰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린스는 헹굴 때 쓰는 비누니까 ‘헹굼 비누’로 바꿔 쓰면 되고, 트리트먼트는 머리카락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니 ‘머릿결 영양제’로 바꿔 쓰면 됩니다.

 

• 트리트먼트(treatment) → 머릿결 영양제

 
 
 

머리 말리개

 

머리를 감았으니 물기를 말리려면 ‘드라이어’가 필요합니다. 드라이어는 머리를 말리는 기구니까 ‘머리 말리개’가 제격입니다.

 

• (헤어)드라이어(hair drier) → 머리 말리개, 머리 건조기

 

바쁜 출근 준비에도 건강한 두피를 위해 머리 말리개를 사용하자니 이 더운 날에는 수월하지는 않습니다. 머리카락 끝이 말려 올라가니 ‘고데기’로 펴야겠습니다. 고데는 불에 달구어 머리 모양을 다듬는 기구니까 ‘머리 인두’로 다듬었습니다. 고데로 다듬은 머리를 그냥 고데라고도 하고 고데머리라고도 하는데 ‘지짐 머리’로 바꿔 쓰면 되겠습니다.

 

• 고데/고테(こて) → (머리)인두(질), 지짐 머리

 

 

머리띠

 

머리가 좀 길어서 말리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두질도 해야 하니 머리 모양(←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싶지만 그건 나중 일이고 오늘은 머리띠(←헤어밴드)를 하고 나가야겠습니다.

 

• 헤어스타일(hairstyle) → 머리 모양
• 헤어밴드(hairband) → 머리띠

 

머리도 매만졌으니 얼굴에 화장을 할 차례입니다. 거울을 들여다보니 어느새 눈 밑에 거무스름한 그늘이 져 있습니다. 요새 피곤해서인지 ‘다크서클’이 생겼습니다. 다크서클은 눈 밑에 그늘이 있는 것이니까 ‘눈 그늘’로 바꿔 쓰면 됩니다. 가볍게 살구색 크림으로 눈 그늘을 없애기는 했지만 휴식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 다크서클(dark circle) → 눈 그늘

 

요즘처럼 햇빛이 따가운 날에는 자외선 차단제도 바르지 않은 채 ‘생얼’로 외출하면 피부가 상하기 쉽습니다. 생얼이라는 말이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 어느새 사전에도 올라 있습니다. 좋은 말이긴 하지만 우리말에 있는 ‘민낯’이라는 말에 도전하는 말이니 살짝 얄밉기도 합니다.

 

생얼: 화장이나 치장을 하지 않은 맨얼굴
민낯: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

 

 

우묵 모자, 납작모자

 

모자는 여러 용도로 씁니다. 햇볕을 가리려고 ‘선캡’을 쓰기도 하고, 예전에 멋쟁이 신사는 ‘중절모’를 쓰기도 했습니다. 선캡은 ‘볕가림 모자’이고, 중절모는 꼭대기의 가운데를 눌러쓰는 모자니까 ‘우묵 모자’입니다. 납작하게 눌러 쓰는 ‘도리우치’도 있는데 이것은 ‘납작모자’라고 하면 됩니다.

 

• 선캡 → 볕가림 모자
• 중절모, 중절모자(中折帽子) → 우묵 모자
• 도리우치/도리우찌(とりうち, 鳥打) → 납작모자

 

 

 
                                                              뾰족구두, 목(긴) 구두, 발목 구두
 
 
 

신발은 어떤 것을 골라 신을까. 굽이 높은 ‘하이힐’, 추울 때는 목이 긴 ‘부츠’, 아니면 발목까지만 감싸는 ‘앵클부츠’. 하이힐은 굽이 높고 뾰족하니까 ‘뾰족구두’로, 부츠는 목이 긴 구두니까 ‘목긴 구두’, 앵클부츠는 발목까지 감싸니까 ‘발목 구두’로 쓰면 됩니다.

 

• 하이힐(high heeled shoes) → 뾰족구두
• 부츠(boots) → 목(긴) 구두
• 앵클부츠(ankle boots) → 발목 구두

 

눈 그늘에 민낯이라도 볕가림 모자를 쓰고 뾰족구두를 신고 나서는 외출은 즐겁기만 합니다.

 

 

글_김형배(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