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튼씩이 2011. 5. 6. 14:10

 

 

2005년 기준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비타민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 꼴이다. 그리고 세계 인구의 7분의 1에 이르는 8억 5천만명이 심각한 만성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는데, 이 모든 문제의 이유가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자연재해, 기근, 종족분쟁과 선진국가의 이권개입, 다국적 기업의 횡포 등에 기인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가진 자와 못 가진자와의 관계, 가진 자들의 연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중동정책 등 가진 자들이 휘두르는 정책에 의해 희생(?)되어지는 못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미국이 생산할 수 있는 곡물 잠재량만으로도 전 세계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고, 프랑스의 곡물 생산으로 유럽 전체가 먹고 살 수 있는 전 세계적 식량 과잉의 시대에 수많은 어린이 무덤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연 제정신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16쪽


희망은 서서히 변화하는 공공의식에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천만 명이 기아로 사망하고, 수억 명이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것이 아주 자연스런 일로,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현재는 그 주범이 살인적이고 불합리한 세계경제질서라는 사실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22쪽


서구의 부자 나라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신화가 있어. 그것은 바로 자연도태설이지. 이것은 정말 가혹한 신화가 아닐 수 없단다. 이성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류의 6분의 1이 기아에 희생당하는 것을 너무나도 안타까워해. 하지만 일부의 적지않은 사람들은 이런 불행에 장점도 있다고 믿고 있단다. 그러니까 점점 높아지는 지구의 인구밀도를 기근이 적당히 조절하고 있다고 보는 거야. 너무 많은 인구가 살아가고 소비하고 활동하다 보면 지구는 점차 질식사의 길을 걷게 될 텐데, 기근으로 인해 인구가 적당하게 조절되고 있다고 믿는 것이지. 그런 사람들은 기아를 자연이 고안해 낸 지혜로 여긴단다. 산소부족과 과잉 인구에 따른 치명적인 영향으로 인해 우리 모두가 죽지 않도록 자연 스스로 주기적으로 과잉의 생물을 제거한다는 거야. 38쪽


숙명적인 기아가 지구의 과잉인구를 조절하는 확실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지. 그러니까 기아가 산아 제한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는 거야. 강한 자는 살아남고 약한 자는 죽는다는 자연도태설. 이 개념에는 무의식적인 인종차별주의가 담겨 있어. 41쪽

 

2011. 05.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