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 박찬일

튼씩이 2022. 8. 18. 12:57

 

 

해장국이란 술 마신 후 먹는 국이라는 뜻으로 회자되지만, 원래는 일꾼들의 노동 음식이었다. 그 후 해정갱(解酲羹)이리고 불리다가 지금의 해장국이 되었다. 해정이란 문자 그대로 취기를 푼다는 뜻이고, 갱은 국이나 찌개를 뜻한다.  - 149쪽 -

 

토렴에는 또 다른 맛의 비결이 숨어 있다. 뜨거운 밥을 그대로 말면, 전분이 녹아 국물이 탁해져서 맛을 버리게 된다. 오히려 밥이 적당히 식어서 단단해진 다음 토렴하면 온도도 맞고, 밥 알갱이의 씹히는 맛도 살아 있는 최상의 상태가 된다.  - 151쪽 -

 

한 그릇 얼른 비우고 일하기에 가장 좋은 음식이 바로 '탕'이었다. 반찬 가짓수가 거의 없어서 빨리 먹을 수 있었다. 이런 내력은 지금도 이어져 한 상 가득 반찬을 차리는 습속에서도 탕 요리만큼은 깍두기나 김치 한 그릇을 내도 별다른 불만이 없다.  - 208쪽 -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은 오래된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자기다움(업의 본질)을 지키고 둘째, 시대에 맞게 변화를 수용할 줄 알며 셋째, 생명력 있게 꾸준히 행동하고 나아간다. 대한민국에서 오래된 브랜드를 말하라면 노포를 빼놓을 수 없다.  - 이승희(마케터) -

 

일본은 대를 이어 가게를 100년 이상 영업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장인정신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장사라는 것이 천한 직업이었고,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작한 경우가 많아 후대에 자신이 겪은 고생을 물려주기 싫어서 당대에 그치는 사례가 흔하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대를 이어 지켜 온 가게,여기에서는 노포라고 한다, 20곳을 취재하면서 보고 느낀 바를 정리했다. 그들이 말하는 비결은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우직하게 초심을 잃지 않고 본질을 지키며 꾸준히 지켜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처럼 취재의 어려움 때문에 일부 지역이 빠진 것은 안타깝지만 음식이 문화로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포들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