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문화연대

백성을 위해 태어난 한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우리말

튼씩이 2023. 6. 14. 13:27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것을 가엾게 생각하여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이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국립한글박물관 전시관 내부

 

한글학회가 쉽게 풀어쓴 훈민정음 머리글의 일부분이다. 과거에는 한자를 읽고 쓸 수 있는 계층은 상류층뿐이었다. 백성은 한자를 배우지 못해 부당한 일을 겪어도 표현할 수 없었다. 세종대왕이 이를 안타깝게 여겨 만든 글자가 바로 한글이다.

세종이 만든 한글은 본래 스물여덟 자였지만,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은 모두 스물네 자이다. 사라진 네 개의 글자는 ㆆ(여린 히읗), (반시옷), (옛이응), (아래아)이다. 이 글자들은 잘 쓰이지 않다 보니 사라지게 되었다. 언어는 사람들의 쓰임새에 따라 단어나 글자의 형태가 바뀌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또 형태는 유지하되 뜻이 변화하기도 한다. 예로 어여쁘다라는 단어가 과거에는 불쌍하다는 뜻이었지만, 현재는 예쁘다는 뜻으로 쓰인다.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는 한글

 

2015년 복수 표준어 목록

 

 

한글로 정확하고 빠르게 소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약속된 표기법이 한글 맞춤법이다. 한글 맞춤법은 조선어학회가 1930년부터 1933년까지 총 125, 433시간의 회의를 거쳐 발표한 한글마춤법통일안을 기반으로 한다. 이후 세부 규정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나 큰 틀은 변함이 없다.

가장 대표적으로 보완 된 표준어가 자장면이다. ‘짜장면은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고, 오래도록 오로지 자장면만 표준어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 짜장면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여 2011년 새롭게 표준어로 인정받았다. 그해 국립국어원은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쓰고 있으나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던 39개 단어를 추가로 표준어로 인정하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반영하였. 이와 같은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와 조금 다른 예로 이쁘다 예쁘다가 있다. 이전에는 아름다운 것을 보고 이쁘다라고 말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었다. 오로지 예쁘다만 허용되고, ‘이쁘다 예쁘다의 서울 사투리로 취급했다. 하지만 2015년 복수 표준어 목록에 이쁘다가 포함됐다. , ‘이쁘다’, ‘예쁘다 모두 옳은 표현이 된 것이다.

덧붙여서 과거에는 주로 외적인 모습이 아름다울 때 이쁘다’, ‘예쁘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현재는 기특하다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의미가 확대된 것이다.

 

용법과 관련해서, 국어국문학과 학생 ㄱ 씨는 “‘이쁘다라는 표현은 젊은 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것 같고, 중년층은 예쁘다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국어국문학과 학생 ㄴ 씨는 “‘이쁘다는 좀 더 트렌디하게 요즘 세대의 멋을 나타내는 것 같고, ‘예쁘다는 고급스러움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복수 표준어가 늘어남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져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언어체계가 무너지는 것 같다는 주장도 있다. 미래 언중들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박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