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123(성제훈)

우리말) 오늘 하루도 즐겁게

튼씩이 2016. 10. 17. 19:36

아름다운 우리말

2016. 10. 17.(월)

'Have a nice day.'는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나 '재밌게 보내세요.' 정도로 바꿔 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이번 주도 좋은 일이 자주 일어나길 빕니다. ^^*

흔히,
좋은 하루 되세요, 즐거운 일주일 되세요라는 인사를 합니다.
그건 아마도 'Have a nice day.'를 번역한 말일 겁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좋은 하루'가 될 수 없기에 문법을 따지면 잘못된 말입니다.
'되다'에는 시간이나 세월이 지나가게 하다는 뜻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나 '재밌게 보내세요.' 정도로 바꿔 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이 자주 일어나서 웃는 게 아니라,
자주 웃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번 주도 자주 웃으시면서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10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벼 향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랜만에 아들 녀석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나왔습니다.
제가 전생에 무슨 착한 일을 해서 이런 복을 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

이렇게 날씨가 덥지 않으니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나오기 참 좋네요.
지난주 목요일이 추분이었습니다.
추분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인데요.
김영조 님이 쓰신 얼레빗에 보내 재밌는 내용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추분의 들녘에 서면 벼가 익어가는데 그 냄새를 한자말로 향(香)이라고 합니다. 벼 화(禾) 자와 날 일(日) 자가 합해진 글자이지요. 한여름 뜨거운 해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벼는 그 안에 진한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도 내면에 치열한 내공을 쌓아갈 때 저 내면 깊이엔 향기가 진동하지 않을까요?
또 들판의 익어가는 수수와 조, 벼들은 강렬한 햇볕, 천둥과 폭우의 나날을 견뎌 저마다 겸손의 고개를 숙입니다. 내공을 쌓은 사람이 머리가 무거워져 고개를 숙이는 것과 벼가 수많은 비바람의 세월을 견뎌 머리가 수그러드는 것은 같은 이치가 아닐까요? 이렇게 추분은 중용과 내면의 향기와 겸손을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때입니다.

김영조 님은 우리 문화와 관련하여 아침마다 이런 멋진 편지를 보내주십시오.
koyakonin@gmail.com 으로 신청하시면 누구든지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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