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헤럴드경제 인터넷뉴스)
공공기관에서 영어와 로마자 알파벳을 이용해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 빈번하다. 위 사진은 지난해 순천에서 ‘열린정원’에 대한 보도자료 원문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정원 힐링 테라피’, ‘정원 스토리텔링 티파티’, ‘Beer & Non-Alcohol’ 등 한국어와 외국어를 결합한 단어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한글을 찾아볼 수 없는 표현들은 보도자료를 본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읽을 수조차 없다.
(출처: 수원뉴스 인터넷신문)
공공기관 외국어 남용 사례는 순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2년 수원에서 열린 ‘2022 힐링폴링 수원화성’은 세계적인 문화재인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4개의 축제를 말한다. 그러나 인터넷을 찾아보니 힐링폴링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게시글을 보면‘치유에 빠진다‘는 해석이 가장 많았다. 차라리 ’문화에 스며들다’라는 표어를 앞세워 축제를 홍보하는 것이 이해하기에 더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경기도는 2019년 ‘해커톤 캠프’, ‘청년 플리마켓 버스킹 토크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개최하여 외국어 남용 사례를 보여주었다. 경기 광주시는 ‘2023년 우리 모두 자원 절약 다짐하기‘ 주제로 ’2023년 365일 Clean day! Eco 달력‘을 제작하였다. 쉬운 영어 단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영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고 우리말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말이다. 이것을 보면 외국어 남용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어 사용 우수 도시?
이렇게 외국어를 남용하는 공공기관이 있는가 하면 우리말을 사랑하는 기관들도 있다. 지난해 한글문화연대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울산광역시, 중소기업벤처부가 우리말 사랑꾼으로 뽑혔다. 중소기업벤처부는 원래 보도자료 등에 외국어 남용이 많았지만 2022년 획기적인 개선을 이뤄냈다. 울산광역시는 한글을 사용하려 가장 애쓰는 도시로, 꾸준히 한글 사랑을 실천하는 지역이다.
(출처: 이데일리 인터넷뉴스)
한글문화연대 조사 자료에서 우리말 해침꾼으로는 부산시가 대표적인 기관이었다. ‘영어상용도시 부산’ 정책은 이미 경기도 등에서 실패한 영어마을 사업을 답습하고 있고, 도로표지판과 공공시설 이름에 영어 표기를 강화하여 영어환경을 조성하며, 공문서 등에 영어를 늘리는 식으로 공공부문 정책을 이끌어 가려고 한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런 정책에 반대를 표했다.
언어는 인권이다
한글문화연대와 세종문화원은 모두 ‘언어는 인권이다.’라고 한다. 특히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야 할 공공기관 언어에서의 외국어 남발은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을 무시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당연히 소통도 문제다.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이제 영어나 로마자를 모른다면 우리 사회에서 아주 무식한 사람 취급받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요. 공무원들도 기자분들도 부모님 처지에서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나이가 있으신 부모님 세대는 외국어를 잘 배우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라 특히 외국어에 더 취약한 것이다. 결국 공공기관에서 시민과의 소통은 우리말로 전달하면 더 쉬울 것이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10기 송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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