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국 문화의 흔적을 찾는 답사여행을 하면서 늘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일본의 집들은 작고 오밀조밀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오사카성이나 에도성처럼 큰 집들도 있지만 일반 백성의 집은 대체로 작습니다.
아파트도 한 채에 보통 열 몇 평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기와집에도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일본 기와집이 한국 기와집과 다른 점은 지붕이 직선이라는 것입니다. 한국 기와집은 처마가 멋들어지게 살짝 들려올라갔지만, 일본의 기와지붕은 그저 평범하게 직선으로 내려뜨려졌습니다. 내려뜨린다는 것은 끝을 의미하지만, 한국의 기와지붕처럼 땅으로 내려오다가 하늘을 향해 날렵하게 날아오르는 형태는 비상(飛上)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한국인의 의생활에서도 나타납니다. 한복을 입을 때면 버선을 신게 되는데 발끝이 닿는 버선코 역시 날렵하게 살짝 들려 올라갔지요. 그리고 한복 저고리 겉섶 끝도 역시 섶코라 하여 살짝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요즘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코를 버선코 모양으로 성형수술하는 것이 인기라고 합니다.
직선에 이은 곡선의 미학. 그것은 한국에만 존재하는, 한국인만 창조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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