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123(성제훈)

우리말) 서리

튼씩이 2016. 11. 16. 10:06

아름다운 우리말

2016. 11. 16.(수)

늦가을에 처음 내리는 묽은 서리를 '무서리'라 하고,
늦가을에 아주 되게 내리는 서리를 '된서리'라고 하며,
수목의 가지 등에 생기는 서리를 '상고대(수상)'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침 5시 반쯤 일어납니다.
물 한 잔 마시고, 책 좀 보고, 텔레비전 뉴스도 보다가 7시쯤 샤워하고 나오면 아침상이 차려져 있습니다.
애들 깨워 애들과 같이 아침 먹고 막내와 함께 8시쯤 집을 나섭니다.
(부럽죠? ^^*)

오늘 새벽에 장모님께서
달이 크게 보인다면서 창가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달무리가 진 달이 참 크고 멋졌습니다.

날이 밝아 밖을 보니 서리가 많이 내렸더군요. 올가을 들어 가장 많이 내린 듯합니다.
서리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상의 물체 표면에 얼어붙은 것입니다.
땅 표면이 복사 냉각으로 차가워지고, 그 위에서 수증기가 승화하여 생기는 것이죠.
서리가 내린다고 하지만, 사실 서리는 공중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중의 수증기가 지표면 위에서 응결된 얼음인 겁니다.

늦가을에 처음 내리는 묽은 서리를 '무서리'라 하고,
늦가을에 아주 되게 내리는 서리를 '된서리'라고 하며,
수목의 가지 등에 생기는 서리를 '상고대(수상)'라고 합니다.

'된서리'에는
모진 재앙이나 타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도 될 수 있어,
'부정을 일삼던 관리들에게 된서리가 내렸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가을을 보내야 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
무서리와 함께 가을을 떠나보내고,
된서리와 함께 겨울을 맞이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댓글 두 개]

안녕하세요.

오늘이 처서입니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곡식도 줄어든다는 속담이 있는데 오늘 비가 온다니 걱정입니다.
처서 밑의 비는 괜찮지만, 처서 뒤의 큰비나 태풍은 애써 가꿔놓은 농사를 망칠 수가 있기에 예부터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농가에서는 '어정칠월, 동동 팔월'이라고 했습니다.
음력 칠월은 별일이 없이 어정거리다가 지나가 버린다는 뜻이고,
음력 팔월은 매우 바빠 발을 동동 구르다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빨리 지나간다는 뜻입니다.
이제 수확까지 큰 비나 바람 없이
따사로운 햇볕에서 곡식과 과일이 잘 익으면 좋겠습니다.
예부터 조상님들은
이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는다고 보고,
논두렁을 베고 산소의 풀을 깎는 벌초를 했습니다.
저도 다음나 다다음주 쯤 고향에 벌초하러 갈 생각입니다. ^^*


지난 주에 보낸 우리말 편지를 보시고 주 아무게 님이 보낸 편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앞 글 없앰)
이제 추석이 한 달 정도 남았다고 합니다. 벌써 며칠 전부터 추석 차례상과 물가에 대해 방송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KBS1라디오방송에서도 "올 추석 차례상은 4인 가족 기준으로 ~" 얼마 정도 들 거라고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차례란 명절날 아침에 조상님께 올리는 제사가 아닙니까?
따라서 차례상은 조상님께 올리는 제사음식인데 이 음식을 준비하는데 살아있는 가족 수를 '4인 가족이니, 5인 가족이니'하고 들먹이는 것은 맞지 않은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차라리 '차례'라는 말을 빼고 "이번 추석을 지내려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얼마 정도 들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명절이 돌아와 차례상 지낸다고 조상을 위하는 척 조상 핑게를 대고 차례상 음식 장만하는데 가족 수를 대고 있으니......
이러고도 공영방송의 기자 또는 PD나 아나운서의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앞으로 추석이 돌아 올때까지 한 달여 동안 거의 날마다 몇 번씩 이런 엉터리 방송을 들을 것 같으니 미리 겁이 납니다.
사실 이번 뿐이 아닙니다. 작년에도 또 재작년에도 그 앞에도 추석이나 설 명절이 가까워 오면 꼭 이런 엉터리 방송을 듣게 됩니다.
국민을 대표하여 성박사님께서 방송 좀 제대로 하라고 방송국에 일갈 하셨으면 하고 부탁하고자 저의 의견을 보냅니다.
물론 '우리말편지'에도 이런 내용을 쓰셔서 '차례와 차례상'의 의미와 가족 수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짚어 설명해 주셨으면 하고 부탁합니다.
현대 핵가족에서는 명절이 와도 전통적인 의미가 담긴'차례'를 지내지 않고 있는 가정이 상당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가정에서도 명절은 쇠겠죠. 다만 차례상만 차리지 않을테니까요.
국민들이 언어생활하는데 헷갈리지 않도록 성 박사님께서 명쾌하게 짚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최 아무게 님이 보내주신 편지도 소개합니다.

"보통은 '드림'보다 '올림'이 더 공손해 보입니다."라는 의견을 주셨는데
제 개인의견으로는 <올림>은 수직적 인간관계가 보편적이던 시대에 알맞는 표현이고
수평적 인간관계가 중요해진 요즈음엔 <드림>으로 쓰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드림>을 주로 쓰고 있지요.
즉, 서로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그런 사회에서는 올림이란 표현이 어색하단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총리후보로도 거론되던 아주 유명한 안모박사님은 어머니께서 어린이 때부터 아들인 자기에게 공대말을 썼다고 하시더군요.
괜히 시비 걸어 보았습니다 ^^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우리말 편지를 꼼꼼히 읽어보시고 관심을 갖고 고쳐주셔서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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