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에서는 중요한 의례를 행하거나 왕실 구성원이 행차할 때 행사의 격을 높이고 주인공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하여 다양한 상징물을 사용하였는데 이를 의장(儀仗)이라고 합니다. 의장에서 의(儀)는 위의(威儀)를, 장(仗)은 창이나 칼 같은 병장기(兵仗器)를 뜻합니다. 고려시대에도 의장을 사용하였으나 조선의 의장 제도는 고려에 비해 규모, 용도, 신분에 따라 훨씬 다양하게 나뉘었습니다. 그중 의장기(儀仗旗)는 긴 자루에 특정 도상을 담은 천을 매단 깃발입니다. 조선시대 의장기는 총 28종이며 크기에 따라 대기, 중기, 소기로 분류합니다. 왕의 의장에서는 기린기를 제외한 모든 의장기가 사용되었습니다. 기린기는 왕세자와 왕세손의 의장에 사용되었습니다. 여성은 의장기 중 유일하게 백택기를 사용하였고 후궁의 경우에는 의장기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의장기의 구조는 직물로 만들어진 주체부와 잡고 다닐 수 있는 자루부로 구분됩니다. 의장기를 잡고 이동할 때는 1명이 자루를 잡고 자루와 연결된 끈을 다른 사람이 잡았습니다. 자루 끝에 기수의 허리나 어깨에 고정할 수 있는 보조 도구인 봉지통을 끼워 깃발의 무게를 지탱했습니다. 비가 올 때는 깃발에 씌우는 우비가 있었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깃발을 자루에 감아 청색 무명 보자기에 싸서 보관했습니다.
우표는 홍문대기와 기린기로 구성하였습니다. 홍문대기는 홍색 바탕에 청룡을 그린 깃발로 왕의 상징 의장이 시작됨을 나타냅니다. 홍문(紅門)은 신성한 구역임을 알리기 위해 건물 정면에 세우던 붉은 색의 나무문을 뜻합니다. 조선 전기에는 의장 행렬 중 가장 앞에 서는 깃발이었고, 조선 후기에도 교룡기 다음에 세우는 중요한 깃발이었습니다.
기린기는 상상의 동물인 기린을 그린 깃발로 왕이 사용하지 않는 유일한 깃발입니다. 기린은 예로부터 용·거북·봉황과 함께 신령한 동물로 인식되었는데 형태는 사슴과 흡사하고 소의 꼬리, 말의 굽과 갈기, 오색 빛깔의 털을 가지고 머리에는 긴 뿔이 하나 있습니다.
전지 배경은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화성능행도병풍(華城陵幸圖屛風)》 8폭 중 제7폭으로 조선시대 의례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1795년(정조 19)에 정조는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하는 행사를 거행하였는데, 이 그림은 행사를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오는 행렬을 그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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