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123(성제훈)

우리말, 사랑을 쓸려거든

튼씩이 2015. 12. 14. 15:0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2. 14.(월요일)

.

안녕하세요.

비가 조금씩 내리네요.
이번주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성기지 운영위원
우리가 평소에 자주 쓰는 말 가운데 발음을 잘못 알고 사용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물론 아주 쉬운 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사례 가운데, 우리가 의심 없이 쓰고 있는 ‘집에 갈려고’, ‘밥을 먹을려고’, ‘일찍 잘려고’, ‘오늘 할려고’ 들과 같은 말들이 있다. 잘못 된 발음이다.

‘갈려고’는 동사 ‘가다’의 어간에 어미 ‘-려고’가 붙어 쓰인 경우인데, 중간에 ‘ㄹ’ 받침이 불필요하게 끼어들었다. 이 말은 ‘갈려고’가 아니라 ‘가려고’가 맞다. ‘먹을려고’는 ‘먹으려고’가 맞고, ‘잘려고’는 ‘자려고’로, ‘할려고’도 ‘하려고’로 해야 올바른 말이 된다. 우리 대중가요 중에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라든가,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을려고 왔던가”라는 가사들이 있는데, 이때의 ‘쓸려거든’, ‘웃을려고’ 들도 각각 ‘쓰려거든’, ‘웃으려고’를 잘못 쓴 것이다.

ㄹ 받침을 붙여서 말하는 경우는 ‘울다’, ‘날다’, ‘흔들다’ 들처럼, 어간이 ㄹ 받침으로 끝나는 말일 때에 한한다. 이때에는 ‘울려고’, ‘날려고’, ‘흔들려고’ 들처럼 말한다. 예를 들어, “이 집을 사려고 한다.”와 “이 집에 살려고 한다.”에서, ‘사려고’와 ‘살려고’는 각각 서로 다른 낱말임을 알 수 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구구단]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6:56, SBS뉴스에 스친 신문에 '츄리닝'이라는 낱말이 보이네요.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할 때 편하게 입는 옷."은 '츄리닝'이 아니라 '추리닝'이며
이마저도 '연습복'이나 '운동복'으로 다듬었습니다.
우리말에서 외래어를 쓸 때 ㅈ과 ㅊ 다음에 ㅕ나 ㅠ를 쓰지 않습니다.
ㅓ나 ㅜ를 쓴 것과 소리에서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젼이 아니라 비전이라 쓰고,
츄리닝이 아니라 추리닝이라 씁니다.

요즘 제 딸 지안이가 숫자를 익히고 있습니다. 오늘은 숫자 이야기를 해 볼게요.

우리말은 낱말 별로 띄어 쓰고, 그게 낱말인지 아닌지는 사전을 찾아보면 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낱말이면 사전에 올라 있을 것이고, 사전에 올라 있지 않으면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쓴다고 했습니다.

구구단은 어떨까요?
5*5=25를 읽을 때 [오오 이십오]라고 하는데 이를 쓸 때는 어떻게 써야 바를까요?
구구단이 몽땅 사전에 올라 있을 리는 없고, 그렇다고 사전에 올라 있지 않으니 한 낱말로 볼 수 없다고 다 띄어서 쓰기도 그렇고...

구구단은 비록 사전에 올라 있지는 않지만 전체가 굳어진 표현으로 봐서 모두 붙여 쓰는 게 합리적입니다.
육육삼십육, 오오이십오, 구구팔십일처럼 쓰시면 됩니다.

딸내미가 숫자를 조금씩 알아가니 같이 노는 재미가 무척 쏠쏠합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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