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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어부인이 아니라 그냥 부인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만난 어떤 분이 제게 "어부인 잘 계신가?"라고 묻더군요. 아직도 어부인이라는 말을 쓴다는 게 참 놀랍습니다.
'어부인'은 일본에서 온 말입니다. 일본은 이름씨나 동작씨 앞에 '어'를 붙여 존경을 나타냅니다. 상대편 회사를 '御社'라고하고, 전화도 御電話라고 높여 부릅니다. 그래서 부인도 앞에 어를 붙여 남의 부인을 어부인(御夫人)이라고 높여 말하는 겁니다. 이걸 우리가 그대로 가져가 쓸 까닭이 없죠.
또, 다 아시면서 실수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남 앞에서 자기 아내를 소개할 때 '부인'이라고 쓰는 겁니다.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이므로 남에게 자기 아내를 소개하면서 '부인'이라는 호칭을 쓰면 안 됩니다. '아내'나 '처'라고 말해야 합니다. 만약, 자기 아내를 남에게 소개하면서 '내 부인'이라고 이야기 하면 나와 같이 있는 남의 아내를 이르는 꼴이 됩니다. 지금 나와 같이 있는 남의 아내라... 좀 거시기 하잖아요. ^^*
요즘은 '집사람'이라는 낱말도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사람'은 집에 있는 사람인데, 직장 생활하는 아내는 '집사람'이 아니잖아요. ^^* '집사람'은 남존여비 사상이 들어있다고 해서 되도록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합니다. 사전에는 올라 있습니다.
벌써 주말입니다. 이번 주는 제 부인, 아니, 제 아내와 함께 어디로 놀러 가면 좋을지 궁리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우리나라도 '어'를 쓰기는 씁니다. 임금과 관련된 것에 붙이죠. 임금의 명령은 어명(御命)[이고, 임금의 손은 어수(御手)이며, 임금의 나이도 어수(御壽)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