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123(성제훈)

우리말, 게으르다/개으르다

튼씩이 2016. 1. 17. 11:5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1. 14.(목요일)

우리말에는 '게으르다'와 '개으르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뜻도 비슷합니다.

안녕하세요.

새해 들어 되도록이면 우리말을 빼먹지 않고 보내고,
이왕이면 예전 것으로 갈음하는 것은 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늦게라도 보내지만,
무엇보다 제가 개을러서 이런 겁니다. ^^*

개을러서……. 게을러서……. 어떤 게 바를까요?

우리말에는 '게으르다'와 '개으르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뜻도 비슷합니다.

'개으르다'는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그림씨로
'그렇게 개을러서 뭘 제대로 하겠니?'처럼 씁니다.

'게으르다'는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 그림씨로
'게으른 사람이 성공하는 것 봤어?, 그렇게 게을러서야 입에 풀칠이라도 하겠니?/처럼 씁니다.

저는 두 낱말을 다른 점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게을러서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서 그러겠죠?

우리말 속담에
'게으른 선비 책장 넘기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뜻인지 바로 떠오르시죠?

딱 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처, 아내, 지어미, 마누라, 옆지기 ]

안녕하세요.

즐거운 화요일입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며 삽시다. ^^*

그제, 일요일 밤 9:40, EBS에서 한 출연자가 자기의 아내를 '부인'이라고 했습니다.
화장품을 손에 들고 "내 부인이 아끼는..."이라고 말했고,
자막도 '부인'이라고 나왔습니다.
도대체 그 '부인'이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내 아내가 아닌 남의 아내는 많기도 한데,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을 이르는지... ^^*

며칠 전에 '어부인'이야기를 하면서 내 아내를 남에게 소개할 때 '부인'이라는 말도 쓰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처나 아내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했는데,
그 글에 대한 댓글이 많네요.
'처'는 한자이니 '아내'라고 만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고,
'지어미'나 '마나님'이라고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며,
'마누라'가 좋다는 분도 계시고,
'옆지기'라는 멋진 말을 만들어서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네요.
모두 고맙습니다.
이렇게 다 같이 힘을 쓰기에 우리말이 맑아지고 곱게 쓰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전에 오른 뜻으로 낱말을 살펴보면,
'지어미'는 웃어른 앞에서 자기 아내를 낮추어 이르는 말입니다.
'마나님'은 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이므로 자기 아내에게는 쓸 수 없습니다.
'마누라'는 "중년이 넘은 아내를 허물없이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중년이 넘은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도 씁니다.
자기 아내에게는 쓸 수 있어도 남에게 쓰면 좀 거시기합니다.
옆지기는 사전에 오른 말은 아니지만 친근감이 드는 낱말로 자주 써서 우리말로 만들고 사전에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내 아내를 남에게 소개할 때는,
처, 아내, 지어미, 마누라, 옆지기를 쓸 수 있겠네요.
이 밖에도 아내를 이르는 다른 말이 더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잘 몰라서 소개를 못 하겠네요. ^^*

밖에 비가 내리네요.
오늘 아침에 이렇게 아내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마누라' 덕에 아침밥 얻어먹고 건강하게 잘 사니 지금 아내에게 고맙다는 전화 한번 드리는 게 어떤가 해서요. ^^*
여자분들도 '옆지기'에게 그런 전화 한번 드리시고...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짝꿍'이나 '짝지'는
짝을 이루는 동료나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는 쓰이지만
아내나 남편을 이르는 말로는 쓰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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