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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병충해/병해충

튼씩이 2016. 1. 12. 21:2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1. 12.(화요일)

'병해충'은
주로 농작물 따위에 해를 입히는 병과 해충을 이르는 낱말이고,
'병충해'는
농작물이 병과 해충 때문에 입은 피해를 이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이 무척 많았습니다.
이제야 자리에 앉아보네요. ^^*

오늘 누군가 병해충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를 저에게 물었습니다.
답변하기 참 어렵네요.
동물이나 식물에 올지도 모를 병을 미리 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저 가족력이 있거나 주변환경에 따라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병이 올지 안올지를 예측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해충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오늘 드릴 말씀은 그게 아니라
병충해와 병해충의 다른 점입니다.
실은 두 낱말은 뜻이 전혀 다릅니다.

'병해충'은
주로 농작물 따위에 해를 입히는 병과 해충을 이르는 낱말이고,
'병충해'는
농작물이 병과 해충 때문에 입은 피해를 이릅니다.

따라서
'올해는 병해충이 많아서 병충해가 크다'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병충해'와 '병해충'은 다른 낱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피로야 제발 가라...]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7:33, MBC뉴스에서 '봄꽃 만개'라고 하면서 '야생화'이야기를 했습니다.
'봄꽃 만개'보다는 '봄꽃 활짝'이 좋고, '야생화'보다는 '들꽃'이 좋습니다.
같은 말이지만 이왕이면 한자말이 아닌 순 우리말이 좋습니다. ^^*

어제 낮 11:48에 97.3MHz에서 '피로회복제'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회자와 출연자가 '피로를 회복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저는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그놈의 피로를 회복해서 어디에 쓰실 건지...
피로는 없애버릴, 해소해야 할 대상 아닌가요?
그걸 살려서, 그걸 회복해서 어쩌겠다는 거죠?

오뚜기식품에서 오뚝이를 오뚜기라 쓰는 것은 회사이름으로 쓰는 고유명사니 그렇다 치고,
안성에서 맞춤을 안 쓰고 안성마춤을 쓰는 것도 상표권을 등록해서 그렇다고 칠 수 있습니다.
동아제약에서 박카스를 광고하면서 예전부터 쓰던 '피로회복'을 쓰는 것도 개인 회사이니 봐 줄 수 있다 칩시다.
그러나 아무리 양보해도, 공영방송에서 '피로회복'이라고 떠드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마땅히 피로해소, 원기회복이라 써야 하지 않을까요?

내친김에 자주 말씀드리는 '희귀병'도 한 번 더 짚고 갈게요.
아시는 것처럼 '희귀'는 드물 희(稀) 자에 귀할 귀(貴) 자를 써서
"드물어서 매우 진귀하다"는 뜻입니다.
그럴 때 쓰는 낱말인 '희귀'를 써서 '희귀병'이라고 하면,
"세상에 별로 없는 귀한 병"이라는 낱말이 돼버립니다.
아무리 세상에 별로 없고 귀하기로서니 그 병이 귀하기까지 하겠어요?
세상물정 모르는 애들에게 걸린 그 병이 그렇게 귀해요?
그렇게 귀하면 '희귀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다 가져가면 되겠네요. 애먼 애들 괴롭히지 말고...

혹시 모르겠습니다. 의사가 연구목적으로 세상에 별로 없는 어떤 병을 찾는다면 그건 희귀병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치료약도 없고 치료방법도 모르는 병에 걸린 사람에게 희귀병에 걸렸다고 하면
그건 그 병에 걸린 사람과 그 식구를 욕하는 겁니다.
말뜻을 몰라 실수로 아픈 사람을 우롱하고 조롱하며 비꼰 게 아니라
말 한마디 잘못 써서 그 사람들 가슴에 평생 대못을 박는 겁니다.

굳이 그런 낱말을 만들고 싶으면 '희소병'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겁니다.
'희소'는
드물 희(稀) 자에 적을 소(少) 자를 써서
"매우 드물고 적음"이라는 뜻이므로 '희소병'은 말이 되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난치병은 올라 있지만, 희귀병과 희소병은 올라 있지 않습니다.
제발 바라건데, 희귀병을 표제어로 올리지는 말아주십시오.
방송에서 언죽번죽 희귀병을 떠든다고 사전까지 그렇게 따라가서는 안 되잖아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orozi???@hanmail.net
'봄꽃 만개'보다는 '봄꽃 활짝'이 좋고, '야생화'보다는 들꽃이 좋습니다.
같은 말이지만 이왕이면 한자말이 아닌 순 우리말이 좋습니다. ^^*<짝짝짝...>저도 뜻을 같이합니다.한자도 우리 웃어른(조상)님이 만든
우리 글자 '참글'(진서)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맑은 '산수가림토'(한글.한말)로 갈음하여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희귀병'이란 말도 이왕이면 '드문병'이라고 하는 것이 쉽게 알아차리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날마다 좋은 우리말 깨우쳐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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