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대장경 - 조정래

튼씩이 2012. 9. 6. 14:28



고려 고종 19년 몽골군의 침략으로 부인사의 대장경이 불타버리고, 강화도로 피신한 최우 정권은 불사의 힘으로 적을 물리친다는 명목으로 대장경 판각 불사를 시작하여 16년간의 대역사 끝에 팔만대장경을 완성한다. 전국 각지의 스님들을 중심으로, 불사에 지원을 한 일반 백성들과 함께 500여명에 이르는 필생과 각수, 거제도에서 판목을 만드는데 참여하는 백성들은 나라의 녹을 먹고 잘난 체하는 조정 신료들이 아니라 항상 괄시받고 없이 살면서도 나라를 걱정하는 평범한 사람들이고, 이들의 힘으로 대장경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장경을 만들기 위해 준비기간만 3년이라는데 먼저 놀랐다. 글씨를 쓰는 필생과 판각을 하는 각수를 훈련시키고, 대장경을 만들 수 있는 판목을 만들고 준비하는데 최소 3년이 걸린다고 한다. 실제 작업에 들어가서도 글 쓰는 작업과 판각을 하는 등 대장경을 온전히 만드는데 10년 이상 걸린다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 처음 알았다. 전체 작업을 거쳐 실제로 대장경을 만드는데 16년이 넘게 걸렸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법을 일정한 규준 아래 집성(集成)해 놓은 불교성서(佛敎聖書)를 대장경(大藏經)이라 한다. 장(藏)이란 말은 광주리를 뜻하는 범어(Pitaka)에서 유래된 것이다. 따라서 대장경이란 말은 불교성전이 담뿍 담겨져 있는 큰 광주리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