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시골집에 놀러 갔을 때
두 살 아래의
사촌 남동생이
나에게 처음으로
"누나!" 하고 불렀을 때
하늘과 햇빛이 눈부셨다
서로 다른 길을 가며
오랜 세월 속에 묻혀 있던
그 말
"누나
건강하신지요? 걱정이 되어서요"
수십 년 만에 안부를 들으니
다시 가슴이 뛴다
언니하곤 또 다른
누나라는 말
왠지
미덥고
너그럽고
푸근하고
아련하고
자랑스러운 말
살아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누나가 되어야지
쓸쓸한 이들에게
환히 웃어줄 수 있는
따뜻한 누나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