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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현안 문제]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일터에서 시험을 보는 날입니다. 시험 계획에 따르면 '주요정책 및 현안문제에 관하여' 세 문제를 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기획서를 쓰는 거라고 하네요. 3시간 안에 세 개의 기획서를 논리적으로 써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오늘은 '현안문제'를 알아보겠습니다. '현안'은 "이전부터 의논하여 오면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문제나 의안"을 뜻합니다. 국정 현안, 소 값 파동이 사회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두 가지 문제를 현안으로 해서...처럼 씁니다.
문제는 이 '현안' 뒤에 '문제'를 같이 쓴다는 겁니다. 현안을 懸案이라 쓰니 낱말에 이미 '문제'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안문제'가 아니라 그냥 '현안'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뒤에 문제를 붙이면 겹말이 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현안을 '걸린 문제'로 다듬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것도 좀 어색합니다. '걸린 문제'라...... 차라리 '미해결 문제'라고 푸는 게 더 나을듯싶기도 합니다. 짧은 제 생각에...
어쨌든, 승진심사 계획에 나온 '현안문제'는 잘못되었습니다. '주요정책 및 현안문제에 관하여'는 '주요 정책과 현안'이라 쓰는 게 바릅니다.
그나저나 걱정이네요. 오늘 시험 봐야 하는데, 시험 보는 날 아침부터 제가 볼 시험을 이렇게 꼬집었으니 시험이나 잘 볼 수 있을지... ^^* 괜히 동티내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시험을 보신 모든 분들이 다 잘 보시길 빕니다. 봄이 되면 꽃이 피듯......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내기) 동티 :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공연히 건드려서 스스로 걱정이나 해를 입음. 또는 그 걱정이나 피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호의로 한번 던진 말이 동티가 될 줄이야, 늙은 불여우가 짖고 다니면 반드시 동티가 나고야 만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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