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새를 위하여

튼씩이 2019. 4. 5. 08:44

기도 시간 내내

창밖으로 새소리가 들려

나도 새소리로 말했습니다


어찌 그리 한결같이 노래할 수 있니?

어찌 그리 가벼울 수 있니?

어찌 그리 먼 길을 갈 수 있니?


우울해지거든

새소리를 들으러

숲으로 가보세요

새소리를 들으면

설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삶을 노래하는 기쁨을

숨어서도 사랑하는 법을

욕심 부리지 않는 자유를

떠날 줄 아는 지혜를

새들에게 배우세요


포르르 포르르

새가 날아가는 뒷모습을 보면

말로 표현 못 할 그리움에

자꾸 눈물이 나려 합니다


살아가는 동안은

우리도 새가 되어요

날개를 접고 쉴 때까진

땅에서도 하늘을 꿈꾸며

열심히 먼 길을 가는

아름다운 새가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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