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장미 두 송이

튼씩이 2019. 4. 2. 08:25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 보고

가슴이 뛰었다


석류도 익어서

떨어졌는데

오래오래 지지 않는

분홍 장미 두 송이가

빙긋 웃고 있는 뜰


'질 때는 져야지

웬일이니?' 하다가


어느새 정이 들어

지지 않기를 바랐다


마침내 그들이 지는 날

'잘 가, 내년에 만나'


할 수 없이 작별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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