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슬픈 위로

튼씩이 2019. 5. 9. 08:28

사랑하는 이를 잃고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당신에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는

이 막막함도 슬픔입니다


함께 슬퍼하는 것 또한

한계가 있음을

모르지 않으면서

어쭙잖은 말로나마

위로하려 했음을 용서하세요


당신은

아주 많이 울어도 괜찮습니다

신과 세상을 한없이

원망해도 괜찮습니다


어느 날 당신이

먼저 마음을 열고

입을 열 그 때까지

기다릴게요


지금은 그냥

아무 말 않고

곁에만 있게 허락해주세요

기도가 필요하면

속으로만 할게요

작은 그림자처럼

당신 곁에서

조용히 걱정만 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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