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사랑의 의무

튼씩이 2019. 5. 16. 08:16

내가 가장 많이

사랑하는 당신이

가장 많이

나를 아프게 하네요


보이지 않게

서로 어긋나 고통스런

몸 안의 뼈들처럼

우린 왜 이리

다르게 어긋나는지


그래도

맞추도록

애를 써야죠

당신을 사랑해야죠


나의 그리움은

깨어진 항아리

물을 담을 수 없는

안타까움에

엎디어 웁니다


너무 오래되니

편안해서 어긋나는 사랑

다시 맞추려는 노력은

언제나

아름다운 의무입니다


내 속마음 몰라주는

당신을 원망하며

미워하다가도

문득 당신이 보고 싶네요


'지난 게시판 > 이해인시집(작은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자놀이  (0) 2019.05.20
판단 보류  (0) 2019.05.17
부재중 응답  (0) 2019.05.15
이별  (0) 2019.05.14
이사  (0) 2019.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