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글자놀이

튼씩이 2019. 5. 20. 08:29

오늘은

일을 쉬고

책 속의 글자들과 놉니다


글자들은 내게 와서

위로의 꽃으로

향기를 풀어내고

슬픔의 풀로 흐느껴 울면서

사랑을 원합니다

내 가슴에 고요히

안기고 싶어합니다


책 속의 글자들도

때론 외롭고

그래서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너무 바쁘지 않게

너무 숨차지 않게

먼 길을 가려면

나와 친해지세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 글자들에게

나는 웃으며 새옷을 입혀줍니다

사랑한다고 반갑다고

정감 어린 목소리로 말해주다가

어느새 나도

글꽃이 되는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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