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이별

튼씩이 2019. 5. 14. 08:23

늘 웃음으로

내 곁에 함께했던 당신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다시는 얼굴을 마주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고통으로

하루하루가 막막합니다

이 깊은 슬픔은

나를 울지도 못하게 합니다


늘 정다운 목소리로

내 곁에 함께했던 당신이

이제는 땅속에 누워

다시는 그 음성을

들을 수 없는 슬픔으로

하루하루가 막막합니다

이 놀라운 이별은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며

기도의 말도 잊게 합니다


준비 없이 찾아온 이별 앞에

이렇게도 속수무책인 나를

당신, 어떻게 책임지시려는지요


사계절 내내

마음속엔 바람만 불어

잠 못 드는 시간이 늘어날텐데


언제 꿈에라도 와서

꼭 한 번 설명해주셔요

그날을 꼭

기다리게 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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