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
병원에 가니 의사가 말했다
'곧 괜찮아질 겁니다
다 지나갑니다'
약 한 봉지
먹고 나서
성가신 가려움증을 달래며
내가 나에게 말해준다
'곧 괜찮아질 거야
다 지나간다니까'
그러나
지나가는 것
기다리기 왜 이리 힘든지
순간순간 견뎌내기
왜 이리 지루한지!
2
옆에서 남이 나에게
아무리 아픔을 호소해도
심각하게 듣진 않았지
그냥 잘 참으라고만 했지
내가 조금 아프니
남에겐 관심 없고
오직 내 아픔만
세상의 중심이네
남에게 잘 참으라고
가볍게 했던 말
내 방식대로 훈계한 말
부끄러워 숨고 싶네
많이 아픈 이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나의 조그만 아픔들이
이리 크게 다가올 줄이야
이리 크게 부끄러울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