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071 – 미투리

튼씩이 2019. 6. 17. 08:00

신발은 원래 짚신과 감발에서 나온 말이다. 감발은 발감개 또는 발감개를 한 차림새를 뜻하는데, 발감개는 버선이나 양말 대신 발에 감는 좁고 긴 무명 헝겊을 말한다. 짚신을 신고 감발을 하는 것을 ‘신발한다’고 하는 것이다. 심부름을 해준 대가로 주는 돈을 신발차라고 하는데, 심부름을 하려면 신발이 닳기 때문에 신발값으로 주는 돈이라는 뜻이다.


짚신은 볏짚으로 삼은 신인데, 총의 숫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뉜다. 총은 짚신의 앞쪽에 둘러 박은 울타리의 낱낱을 말한다. 꽃신이 총의 숫자가 가장 많아서 한쪽에 칠팔십 개 되고, 다음으로 늘총박이가 육십 개 정도, 어벅다리는 총이 아주 성긴 짚신으로 열 개 안팎의 총을 박아 짠다. 육바라기는 총이 여섯인 짚신으로 중들이 신었다고 한다. 모숨을 굵게 하여 함부로 삼은 짚신은 털메기, 반대로 곱게 삼은 짚신은 따배기라고 한다. 세코짚신은 발이 편하도록 앞쪽의 총을 약간 터서 구멍을 낸 짚신이다.


짚신은 대개 세로 네 가닥의 날로 짜기 때문에 네날박이라고도 하는데, 미투리는 여섯 날이라서 육날미투리로도 불린다. 잘 삼은 튼튼한 미투리를 탑골치라고 하는데, 예전에 동대문 밖 탑골에서 나는 미투리가 다른 동네 것에 비해서 아주 뛰어났다는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노를 꼬아 만든 신은 노파리라고 한다.


신에는 진땅에서 신는 진신과 마른땅에서 신는 마른신이 있는데, 물이 새지 못하게 기름을 발라 결은 가죽신인 결은신이 진신의 대표적인 경우다. 결은신은 ‘겯다’에서 나온 말로 어떤 물건을 기름에 담그거나 발라 기름이 흠뻑 배게 하는 것을 ‘겯는다’고 하는 것이다. 죽신은 대량으로 만들어 여러 죽씩 파는 가죽신, 요즘의 기성화(旣成靴)와 같은 것이고, 짤짜리는 발끝만 꿰어 신는 실내용의 간단한 신, 즉 슬리퍼를 말한다. 쭉신은 해지고 쭈그러진 헌 신을 가리킨다.



미투리 (명) 삼이나 노 따위로 짚신처럼 삼은 신. 흔히 날을 여섯 개로 한다.


쓰임의 예 – 어디를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미투리 앞부리가 수세미가 되어 있과, 상투 자른 머리칼 위에는 황토 먼지가 누렇게 쌓여 있었다. (유현종의 소설 『들불』에서)

             

              - 온종일 가야 군입 한 번 떼지 않는 색시같이 잔존한 사람인 만큼 손재주가 좋아서 체도 꾸미고 망건도 뜨며 미투리니 아이들 꽃신 같은 것도 삼아서…. (이무영의 소설 『농민』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신발차 – 심부름을 해준 대가로 주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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