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를 나타내는 말 가운데는 사람의 몸, 특히 손이나 팔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 많다. 먼저 뼘이 있다. 엄지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벌린 길이는 장뼘,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편 길이는 쥐뼘, 엄지와 집게손가락 사이는 집게뼘, 줄여서 집뼘이라고 한다. 뼘으로 길이를 잴 때는 ‘뼘는다’고 하는데, 뼘어서 길이가 한 뼘쯤 되는 물건 또는 물고기를 일러 뼘치라고 한다. 아름은 두 팔로 껴안은 둘레의 길이, 발은 두 팔을 잔뜩 벌린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다. 길은 사람 키의 한 길이를 뜻한다. 따라서 속담에 나오는 열 길 물 속이란, 사람의 평균키를 170cm라고 할 때, 17m 정도 깊이의 물 속이 된다.
돈을 세는 단위는 푼으로 시작된다. 푼은 하나를 백 개의 조각으로 나눴을 때의 한 조각을 말하는 것으로 퍼센트(%)와 통하는 말이다. 푼의 열 배가 돈, 돈의 열 배가 냥, 냥의 열 배는 쾌라고 한다. 쾌는 열 냥을 뜻하기도 하지만, 북어 스무 마리를 세는 단위이기도 하다. 무게의 단위는 푼, 돈, 냥까지는 돈을 세는 단위와 같지만, 그 다음에는 관(貫)을 쓴다. 한 관은 약 3.75kg이고, 천 돈쭝이 한 관이니까 한 돈은 3.75g, 한 냥은 37.5g 정도의 무게를 갖는 것이다.
곡식 같은 것의 분량을 재는 단위에는 섬, 말, 되가 있는데, 되는 십분의 일을 홉, 홉의 십분의 일을 사 또는 되드리라고 한다. 그런데 섬을 단위로 하여 곡식을 셀 때 한 섬을 채우지 못하고 남은 양은 마투리, 말을 단위로 하여 세고 남은 한 되쯤의 분량은 되사라고 한다. 또 되나 말, 자의 수를 셀 때 남는 반쯤 되는 분량은 가웃이라고 한다. 논밭의 넓이를 헤아리는 단위는 씨를 얼마만큼 뿌릴 만한가에 따라 섬지기, 마지기, 되지기 따위로 갈라진다. 갈이는 소 한 마리가 하루에 갈 만한 논밭의 넓이를 나타내는데, 하루갈이는 보통 6,611.6제곱미터(2,000평) 정도 된다고 한다.
바람 (명) 길이의 단위. 한 바람은 실이나 새끼 따위 한 발 정도의 길이이다.
쓰임의 예 – 신목(神木)에는 사오 바람 되는 허리를 종이 오려 꽂은 금줄로 둘러…. (최남선의 수필 『심춘순례』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뼘치 – 뼘어서 길이가 한 뼘쯤 되는 물건 또는 물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