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맞춤법 해설

제4장 형태에 관한 것 제3절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 제25항

튼씩이 2019. 7. 20. 10:15



이 조항에서는 부사를 형성하는 어근의 원형을 밝혀 적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부사에서 원형을 밝혀 적는 경우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이 항에서 규정하고 있듯이 ‘-하다’가 붙는 어근에 ‘-이/-히’가 붙어 부사가 형성되는 경우이다. ‘-하다’가 붙는 어근이란 ‘급하다, 꾸준하다, 깨끗하다’에서 ‘-하다’와 결합하는 ‘급, 꾸준, 깨끗’을 말한다. 이처럼 ‘-하다’와 결합하는 어근은 부사 파생 접미사 ‘-이/-히’와 결합하여 부사를 형성할 때 어근의 본뜻이 일관되게 유지된다. 또한 이러한 ‘-이’나 ‘-히’는 매우 다양한 어근과 결합하여 부사를 만든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어근의 형태를 밝혀 적는 것이 합리적이다.


     꾸준         꾸준-하다(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다)
                    꾸준-히(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는 태도로)


     버젓         버젓-하다(남의 시선을 의식하여 조심하거나 굽히는 데가 없다)
                    버젓-이(남의 시선을 의식하여 조심하거나 굽히는 데가 없이)


다만, ‘-하다’가 붙지 않아서 어근과 접미사를 분리하기 어려울 때에는 어근의 원형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예를 들어 [반드시]는 ‘반듯하다’의 어근 ‘반듯’의 본뜻이 유지될 때와 유지되지 않을 때를 구별할 수 있다.


     반듯          반듯-하다(생김새가 아담하고 말끔하다)
                     반듯-이(생김새가 아담하고 말끔히)  예) 소나무가 반듯이 서 있다.
     반드시(틀림없이 꼭) 예) 오늘 안에 반드시(꼭) 일을 끝내자.


     지긋          지긋-하다(나이가 비교적 많아 듬직하다)
                     지긋-이(나이가 비교적 많아 듬직하게) 예) 나이가 지긋이 든 반백의 신사
     지그시(슬며시 힘을 주는 모양) 예)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이는 ‘높이, 많이, 밝히’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은 ‘높-, 많-, 밝-’ 등의 어근이 분명히 드러나므로, ‘높이, 많이, 밝히’와 같이 어근의 원형을 밝혀 적는다.(한글 맞춤법 제19항)


둘째, 부사에 ‘-이’가 붙어 부사가 되는 경우이다. ‘-이’가 결합해도 원래의 부사와 의미와 기능이 다르지 않으므로 관련성이 드러나도록 원형을 밝혀 적는다.


     곰곰           곰곰-이(여러모로 깊이 생각하는 모양)
     생긋           생긋-이(눈과 입을 살며시 움직이며 소리 없이 가볍게 웃는 모양)


셋째, 반복적인 명사 어근에 ‘-이’가 결합하여 부사가 되는 경우에 어근의 원형을 밝혀 적는다.(한글 맞춤법 제20항)


     곳곳           곳곳-이(곳곳마다)
     집집           집집-이(모든 집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