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는 지노귀굿에 모시는 신의 이름이다. 죽은 자의 천도(薦度)를 위한 무속 의례는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지노귀굿(서울, 경기도, 황해도), 오구굿(동해안, 경상도), 씻김굿(전라도), 망묵굿(함경도), 수왕굿(평안도), 다리굿(평양), 시왕맞이(제주) 같은 것들이 있다. 불교의 사십구일재, 상주권공재(常住勸公齋), 시왕각배재(十王各拜齋), 영산재(靈山齋)도 같은 성격의 제의들이다.
오구굿은 배우 강부자가 연극과 영화 모두에서 주연을 맡았던 <오구>로 널리 알려졌다. 오구굿에는 진오구와 마른오구가 있고, 지노귀굿에도 진지노귀와 마른지노귀가 있는데, 진오구, 진지노귀는 죽은 직후 또는 장례 직후에 하는 것이고, 마른오구나 마른지노귀는 일년 뒤나 탈상 무렵 또는 그 뒤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노귀에 대해서는 진오구에서 온 것이라는 설이 있는가 하면, ‘귀신(鬼)에게 길(路)을 가르쳐준다(指)’는 뜻의 ‘지로귀(指路鬼)’의 변형이라는 설, ‘악귀(惡鬼)를 진압(鎭)한다’는 뜻의 ‘진오귀(鎭惡鬼)’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시왕(十王)은 저승에서 죽은 사람을 재판하는 열 명의 왕으로, 진광대왕, 초강대왕, 송제대왕, 오관대왕, 염라대왕, 변성대왕, 태산대왕, 평등대왕, 도시대왕, 전륜대왕 등이다. 저승의 절대권력자로 알려진 염라대왕은 사실 열 명 가운데 한 명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시왕경(十王經)』에 따르면, 초강대왕은 석가모니불, 송제대왕은 문수보살, 오관대왕은 보현보살, 염라대왕은 지장보살, 변성대왕은 미륵보살, 태산대왕은 약사여래, 평등대왕은 관세음보살, 전륜대왕은 아미타불이다.
죽은 사람은 죽은 날부터 49일까지는 7일마다, 그 뒤로는 백일, 소상(小祥), 대상(大祥) 때에 차례로 대왕들 앞에서 생전에 지은 죄업(罪業)의 경중과 선행, 악행을 심판받는다고 한다. 살아서는 많아야 세 번이면 재판이 끝나는데, 열 번이나 재판을 받아야 한다니, 재판받기 싫어 이승으로 돌아오고 싶은 귀신들이 차고 넘칠 것 같다.
지노귀굿 (명)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고 극락으로 인도하는 굿.
쓰임의 예 – 지노귀굿은 망자의 굿이라고도 불리는데, 무수히 많은 무속제의 중 특히 한국인의 삶과 죽음의 의식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민영현의 논문 <한국 무용예술의 생명미학에 관하여>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씻김굿 – 죽은 이의 영혼을 깨끗이 씻어 주어 이승에서 맺힌 원한을 풀고 극락왕생 하기를 비는 굿, 주로 전라남도에서 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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