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3대 요소는 소리, 아니리, 발림이라고 한다. 소리는 창(唱), 즉 노래이고, 아니리는 곡조가 없이 대사를 보통 말로 하는 부분이다. 노래에 자신이 없어서 소리는 적게 하고 아니리, 그러니까 말로 때우는 어설픈 광대를 아니리광대라고 한다. 발림은 판소리를 부르면서 하는 몸짓을 말하는데 너름새라고도 한다. 3대 요소에 들지는 않지만 북잡이나 듣는 이들이 던지는 추임새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판소리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바탕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판소리를 세는 단위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바탕 대신 마당을 쓴다. 명창이 한 바탕 전부를 다듬어 놓은 소리의 본을 바디라 하고, 소리꾼이 한 바탕 가운데서도 특히 한 대목을 독특한 형태로 절묘하게 다듬어 놓은 소리를 더늠이라 한다.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옥중가, 옥중가 중에서도 쑥대머리는 명창 임방울의 더늠으로 이름이 있다.
소리를 내는 기법이나 소리의 상태를 시김새라고 하는데, 시김새가 뛰어난 소리에서 느껴지는 멋진 감흥을 그늘이라고 한다. 옛날 판소리를 듣던 사람들은 소리의 그늘에 들어가 마음을 쉬게 하면서 팍팍한 세상살이의 시름을 잊었을 것이다.
목소리의 구성진 맛이나 목소리가 가진 매력을 목구성이라고 하는데, 판소리에서 목구성이 있는 좋은 목소리로 치는 목소리에는 목청이 곰삭아서 조금 쉰 듯하게 나는 껄껄한 수리성, 날 때부터 타고난 힘차고 윤기가 흐르는 목청을 말하는 천구성 또는 청구성, 단단하고 높고 강한 철성 같은 것들이 있다. 판소리의 창법에는 수십 가지가 있는데, 움직씨가 들어간 것만 해도 감는목, 깍는목, 끊는목, 너는목, 다는목, 마는목, 미는목, 엎는목, 엮는목, 줍는목, 짜는목, 찍는목, 튀는목, 파는목, 푸는목, 흩는목 등등 이루 다 늘어놓을 수가 없다. 어떻게 목소리로 감고 널고 줍고 팔 수 있는지, 어느 세월에 귀가 틔어 열 가운데 하나나 이해하게 될지 아득하고 또 아득하다.
바탕 (명) ① 길이의 단위. 한 바탕은 활을 쏘아 살이 미치는 거리 정도의 길이이다.
② 어떤 일을 한 차례 끝내는 동안을 세는 단위.
③ 어떤 무렵이나 때.
쓰임의 예 – 동진은 연무정 근처, 서진은 용연 근처에 주둔했는데 섬에서 불과 활 두 바탕 거리였다. (현기영의 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목구성 – 목소리의 구성진 맛이나 목소리가 가진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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