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안녕, 나의 모든 하루 - 김창완

튼씩이 2019. 8. 26. 08:50




본업이 가수인데 지금은 배우로 더 유명해졌고 라디오 DJ로서도 자리를 잡은 재능 많은 김창완 님의 에세이로,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할 때 자신의 속마음과 주변의 것들을 들여다보면서 느낀 소중한 삶의 가치들에 대해 자신과 주변에 띄우는 단상을 엮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산울림을 좋아해 카세트 테이프도 사고, 테이프 살 돈이 없으면 라디오 방송 때 녹음을 하여 노래를 듣고는 했었다. 녹음 할 때는 DJ의 멘트가 들어가지 않고 전주도 다 살릴 수 있도록 타이밍을 잘 맞추기 위해 심호흡을 하고 온 신경을 다 써야 했던 시절이 있었기도 했다.


< 로스트 타임 >


시간도 마찬가지 같아요. 오래 전에 지나다가 'Lost time'이라고 적힌 술집 간판을 보고서 가게 주인이 술 마시는 시간을 잃어버리는 시간이라고 가게 이름을 정한 모양이다 생각했는데, 따지고 보면 살면서 자각 없이 잃어버린 시간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 이미 써버린 시간이 나의 시간인 셈이죠.  - 40쪽 -


<그럼에도 불구하고 >


내가 한 선택이 잘못이었다고 스스로 상처를 주는 일은 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선택은 아무리 작고 쉽게 잊히는 것들이라도 그 순간만큼 정말 고민하고 최선을 다했잖아요.

그 나머지는 그냥 불가피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매일이 꽉 차 있지 않나요.  - 65쪽 -


< 이 또한 지나가리라 >


우리의 격한 마음도 그렇게 지워지기 마련입니다. 순간 치미는 감정이 포말처럼 부르르 일어나고 뒤섞여 격탕이겠지만, 곧 마구 튀어 오르던 것들이 자국을 남기는 듯하다가 금세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립니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일어난다면 마음의 수면을 휘저어 그 자국들을 지워보세요. 별일 아니지 않나요.  - 72쪽 -


< 두리번두리번 >


자전거는 후진이 되지 않아 길도 마치 철길처럼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갑니다. 오는 길은 늘 오는 길 풍경이고, 가는 길은 늘 가는 길 풍경입니다. 가는 길에 올 때는 어떻게 보였는지 상상하는 것은 부질 없는 짓이지요. 앞을 보면서 뒤를 볼 수 없고 심지어 옆을 보면서 앞을 보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은 늘 두리번거립니다. 오늘보다 내일 걱정을 앞세우고, 과거에 연연하면서 말이지요.

그 두리번거리는 마음의 시선을 잘 붙잡아주세요.

지금 내 앞의 마음 풍경을 놓치지 마세요.

게 바로 지금 나의 삶이니까요   - 73쪽 -


< 마음 가는 대로 >


일이 좀 꼬이면 그냥 오늘은 그런 날인가 보다 하는 것도 지혜입니다. 자전거 타기 같은 거죠, 자전거는 쓰러지는 방향으로 가줘야지 복원력이 생기거든요.

오늘은 인생이 나를 이쪽으로 가라고 하나 보다 하고 힘을 빼고 가다 보면,

또 금새 오뚝이처럼 똑바로 서게 됩니다.   - 74쪽 -


< 잠깐의 시간 >


이 세상 모든 것은 잠깐입니다. 오직 아주 짧은 잠깐과 조금 긴 잠깐이 있을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슬프고 괴로우면 조금 긴 잠깐입니다. 즐겁고 행복하면 아주 짧은 잠깐입니다.

잠깐은 견디고, 잠깐은 누려야겠지요. 모든 잠깐이 우리 삶의 조각이겠지요.   - 225쪽 -


< 순간은 어두워도 >


성공을 내 인생길을 밝혀주는 가로등이라고 생각한다면 실패하고 나면 온천지가 어둠뿐일 것 같지만 실은 그런 절망적인 순간에 여명이라는 희망이 보입니다.   - 25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