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표준어규정 해설

제2부 표준 발음법 제6장 경음화 제25항

튼씩이 2019. 11. 13. 08:10




이 조항은 겹받침  'ㄼ, ㄾ' 뒤에서 일어나는 경음화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때의 경음화는 어간이 'ㄼ, ㄾ'으로 끝나는 용언의 활용형에서만 일어난다. ‘여덟’과 같이 'ㄼ'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서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여덟도, 여덟과’의 경우 ‘[여덜또], [여덜꽈]’ 대신 ‘[여덜도], [여덜과]’로 발음하게 된다.


겹받침 'ㄼ, ㄾ'은 음절 종성에서 [ㄹ]로 발음된다. 그래서 자칫 이 조항에서 보이는 경음화가 종성의 [ㄹ] 뒤에서 일어난다고 오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알-, 살-’과 같이 ‘ㄹ’로 끝나는 용언 어간 뒤에서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으므로 그러한 해석은 합리적이지 않다. 학술적으로는 겹받침 'ㄼ, ㄾ'의 경음화는 ‘ㅂ, ㄷ(ㅌ)’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제23항과 같은 성격을 지닌 것이다. 다만 제23항의 경우 받침이 종성에서 [ㄱ, ㄷ, ㅂ] 중 하나로 발음되는 데 비해 'ㄼ, ㄾ'은 종성에서 [ㄹ]로 발음되기 때문에 별개의 조항으로 분리하였다. 이것은 앞선 제24항에서  'ㄵ' 뒤의 경음화를 ‘ㄷ’ 뒤의 경음화로 보지 않고 ‘ㄴ’ 뒤의 경음화와 동일시한 태도와 궤를 같이한다.


한편 이 조항에는 나오지 않지만 'ㄺ'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의 활용형 중 ‘읽고[일꼬], 읽기[일끼]’와 같이 ‘ㄱ’으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에 적용되는 경음화도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읽고, 읽기’도 종성에서 겹받침이 [ㄹ]로 발음되므로 ‘읽고[일꼬], 읽기[일끼]’에서 보이는 경음화 역시 'ㄼ, ㄾ' 뒤의 경음화와 성격이 같다. 다만 'ㄺ'은 종성에서 [ㄱ]으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이 조항에서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