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직지(1, 2권) - 김진명

튼씩이 2020. 12. 6. 12:00

 

 

 

 

직지는 고려 말인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 佛祖直指心體要節)’이며, 상·하 2권으로 인쇄되었다.

 

현재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 78년 앞섰다.

 

그러나, 프랑스는 약탈 문화재라고 인정한 외규장각 도서와 달리 직지는 개인이 정당하게 구입한 문화재이므로 반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6~7쪽)

 

최근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주장과 증거들이 잇달아 제기 되었는 바, 이 지식들의 포커스는 직지가 구텐베르크에게 전파되었다는 사실에 맞춰진다. 이러한 문제 제기 중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교황 요한 22세의 편지다.

 

사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티칸 수장고에는 1333년 교황이 고려의 왕에게 보낸 걸로 해석되는 편지가 보관되어 있다. 일단의 유럽 학자들은 양피지에 쓰인 이 편지의 수신인 '세케'를 충숙왕이라 해석하며, 이미 고려시대에 교황청과 고려 사이에 왕래가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요한 22세의 이 편지가 직지와 관련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직지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이전에 유럽으로 전파되지 않았을까 하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텐베르크 박물관 측을 비롯한 독일 학자들은 직지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제조방법이 아예 다르다는 주장으로 그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영국, 프랑스의 학자들은 직지가 구텐베르크에게 전파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직지의 인쇄면과 구텐베르크 셩경의 인쇄면을 전자현미경으로 비교한 결과는 놀랍기 짝이 없다. 구텐베르크의 성경에 직지의 활자주조법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적 근거 위에서 나는 오래전부터 유럽에 전해오는 동방의 두 승려 이야기에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 직지가 유럽에 전해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