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가득히 기쁜 표정이 떠오르는 모습을 ‘희색이 만연하다’고 표현할 때가 있는데, 이는 바른 말이 아니다. ‘만연’은 “널리 뻗음” 또는 “번져서 퍼짐”이란 뜻을 지닌 낱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식물의 줄기가 널리 뻗는다는 뜻으로, 전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곧 “아카시아 뿌리가 만연하여 다른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라고 할 때나, “전염병이 만연하다.”라고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만연’이 동사로 쓰이면, 나쁜 현상이나 전염병이 널리 퍼진다는 것과 같이 부정적인 구실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곧 ‘만연하다’는 부정적인 뜻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희색은 ‘기뻐하는 얼굴빛’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신 풍조”라든가,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하다.”처럼 쓸 수는 있지만, “희색이 만연하다.”라고 쓸 수는 없다.
기쁜 빛이 얼굴에 가득하다는 뜻으로 쓰는 말은 “희색이 만연하다”가 아니라 ‘희색만면’이라는 낱말이다. 따라서 이때에는 “김 감독은 희색만면하여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왔다.”처럼 ‘희색만면하다’고 하거나, 아니면 ‘희색을 띠었다’라든지, ‘만면에 기쁨이 가득하다’고 말하면 된다.
출처: https://www.urimal.org/758?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아, 그 말이 그렇구나-107] 성기지 운영위원 2015.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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