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개화기 이후에 서양에서 들어온 물건에 ‘양(洋)-’을 붙여 이름을 지은 것이 많이 있다. 그 말들 가운데는 오랫동안 쓰이다보니까 마치 고유어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양말’이란 말도 고유어가 아니라 한자말이다. 서양에서 버선과 비슷한 것이 들어오니까 버선을 뜻하는 ‘말’에 ‘양-’ 자를 붙여서 ‘양말’이라고 한 것이다. 물을 긷는 데 쓰는 질그릇 ‘동이’에 ‘양-’ 자를 붙여 ‘양동이’라 하였고, 서양에서 받아들인 잿물이라는 뜻으로 ‘양잿물’이라는 낱말을 만들어 써 왔다. 이 밖에도 ‘양배추, 양변기, 양송이, 양은냄비, 양재기, 양철, 양파’ 등 매우 많은 말들이 있다.
서양에서 온 물건에 ‘양-’을 붙인 것처럼, 중국에서 들여온 것에는 ‘호(胡)-’라는 한자를 붙여 썼다. ‘주머니’에 ‘호-’ 자를 붙여 만든 ‘호주머니’나 ‘호두’, ‘호떡’, ‘호밀’ 같은 말들이 대표적이다. 또, ‘당(唐)-’이 붙은 말은 중국의 당나라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뜻을 가진다. ‘당나귀’라든지, ‘당면’ 같은 말들이 그러한 예들이다.
그 밖에도 ‘왜(倭)-’가 붙은 말은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뜻을 가지는데, 흔히 알고 있는 ‘왜간장, 왜감자’라는 말들이 여기에 속한다. 학생들에게 받아쓰기를 시켜보면 ‘왜간장’의 ‘왜’를 ‘외가’(外家)라 할 때의 ‘외’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을 뜻하는 한자 ‘왜(倭)’를 붙인 말이라는 것을 알면 그러한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겠다.
출처: https://www.urimal.org/757?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아, 그 말이 그렇구나-106] 성기지 운영위원 2015.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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