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온 나라에 기습적인 겨울 추위가 이어졌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데다가 찬바람까지 불게 되면 손이나 귀가 시리게 되는데, 이때 “살을 에이는 듯한 찬바람”이란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때는 ‘살을 에이는’이 아니라,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이라고 하거나, 피동형으로 “살이 에이는 듯한 찬바람”이라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커다란 슬픔을 겪게 되면 “가슴을 에이는 슬픔”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예리한 연장으로 도려낸다는 뜻으로 ‘에이다’라는 낱말을 쓴 것이다. 그러나 이때에도 “가슴을 에는 슬픔”이라 하거나, “가슴이 에이는 슬픔”이라 해야 바른말이 된다. ‘에이다’는 ‘에다’의 피동사이기 때문에, 말을 할 때 잘 구별해서 써야 한다.
이처럼 피동형 문장을 혼동하고 있는가 하면, 간단한 동사의 관형형도 잘못 쓰는 경우가 흔히 있다. 가령, 고기나 뼈를 물에 푹 삶는다는 뜻으로 쓰는 낱말은 ‘고다’인데, 이것을 “푹 고은 소뼈”처럼 쓰는 사례가 자주 있다. 그러나 ‘고다’의 관형형은 ‘고은’이 아니라 ‘곤’이다. 그래서 “푹 곤 소뼈”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마찬가지로 ‘소뼈를 푹 고으다’가 아니라, ‘푹 고다’이고, ‘푹 고으는 동안’이 아니라 ‘푹 고는 동안’이 바른 표현이다.
‘으’를 불필요하게 끼워 넣어서 말하는 사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말이 ‘좋으네’이다. “날씨가 참 좋으네.”처럼 ‘좋으네’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좋다’는 ‘좋으네’가 아니라 ‘좋네’로 활용된다. “날씨가 참 좋네.”로 말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또, “이 곳에 머물은 지가 얼마나 됐니?”라든가, “낯설은 사람 대하듯 한다.”처럼, ‘머물은’, ‘낯설은’과 같은 말들도 모두 불필요하게 ‘으’를 끼워 쓴 사례들이다. ‘머물다’는 ‘머물은’이 아니라 ‘머문’으로 활용되고, ‘낯설은’도 ‘낯선’으로 말해야 하겠다.
출처: https://www.urimal.org/463?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아, 그 말이 그렇구나-67] 성기지 운영위원 201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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