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문화연대

봄새 별고 없으신지요?

튼씩이 2021. 12. 6. 08:48

사자성어 가운데 ‘삼춘가절’이라는 말이 있다. 봄철 석 달의 좋은 시절을 뜻하는 말로서 3, 4, 5월을 삼춘가절이라고 한다. 3월 하고도 중순이 되었지만 아직도 아침저녁으로는 찬 기운이 남아 있어서 겨울옷을 벗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길나무 가지마다에 푸릇푸릇 돋은 싹들을 보니, 곧 봄을 만끽할 수 있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봄이 되면서 직장인들은 몸이 자주 나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봄철에 느끼는 나른한 기운을 ‘봄고단’이라고 한다. 흔히 한자말로 ‘춘곤증’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예부터 우리 한아비들은 “요즘 봄고단을 느끼는지 낮에도 자꾸 졸음이 옵니다.”처럼 말하고 썼다. 봄고단을 이겨내려면 일을 할 때 몸을 되도록 많이 움직이고 자리에 앉아 있을 때도 가끔 가벼운 몸펴기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봄고단으로 몸이 무거울 때에는 봄철에 나는 싱싱한 채소를 먹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봄에 가꾸어서 먹는 여러 가지 채소를 ‘봄채마’라고 하는데, 쑥이나 달래, 냉이, 두릅 같은 채소가 이맘때 먹는 봄채마라 할 수 있다.

 

봄채마를 충분히 먹고 건강관리를 잘해서 봄고단을 이겨내야 ‘봄살이’를 장만하는 데 무리가 없겠다. ‘여름살이’나 ‘가을살이’, ‘겨우살이’라는 말이 있듯이, 봄철에 먹고 입고 지낼 양식이나 옷가지를 ‘봄살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이 봄살이가 그리 쉽지 않아서, 봄철이 지나는 동안 잘 지냈느냐는 인사를 서로 주고받곤 했는데, 이때 “봄새 별고 없으신지요?” 하는 안부말이 쓰였다. ‘봄새’는 “봄철이 지나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우리말이다.



출처: https://www.urimal.org/223?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아, 그 말이 그렇구나-30] 성기지 운영위원     2014.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