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이 글을 다 읽기까지 당신은 적어도 몇 번은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게 될 것이다. 어쩌면 손에 든 이 책의 제목도, 저자 이름도 생각이 안 날 수도 있다. 친구의 SNS 포스팅을 보고 답장을 쓰고 좋아요를 누르기 위해 독서를 여러 번 중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순간마저도 눈길은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끝없는 산만함의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하는 바이다!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진의 발표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인간이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평균 8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즉, 스마트폰에 연결되어 있는 현대인은) 8초가 지나면 반드시 다른 대상으로 주의를 돌리게 된다. 이것이 2015년에 발표된 수치이고 지금 벌써 7년이 흘렀기 때문에 그 지속시간은 더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 4초나 5초쯤으로.
엄청나게 많은 지식을 섭렵한다 해도 8초의 집중력으로는 우리 뇌에 저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막상 나만의 것으로 기억하는 것은 없게 되었다. 모든 지식에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 마당에 굳이 머릿속에 기억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리하여 과거 저절로 외웠던 수백 개의 전화번호와 주소를 지금은 스마트폰의 도움 없이는 확인할 길이 없고, 어딘가를 찾아갈 때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기억을 더듬어 길을 알아냈던 능력은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에 자리를 내주었다. 이렇게 인간의 기능을 기계가 대신할 때마다 우리 삶에서, 그리고 우리 뇌에서 어떤 능력이 사라진다. 그 결과, 우리는 8초짜리 집중력을 가진 인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떻게 우리의 주의력이 금붕어의 그것과 비교될 정도가 되었나? 페이스북의 ‘좋아요’가 마약 중독을 일으키는 것과 동일한 뇌의 영역을 자극한다는 것이 사실일까? 사용하지 않고 주변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스마트폰이 우리의 인지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게 정말일까? 소셜 미디어가 우리 뇌를 도대체 어떻게 바꾸고 있는 걸까?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를 초연결의 세계, 연결 중독, 연결 강박의 세계로 안내한다. 우리는 저자를 따라 현대인을 특징짓는 집착, 위험, 두려움이라는 디지털 혁명의 어두운 세계를 살펴보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저자는 앱의 개발자와, 뇌과학 연구자, 스마트폰 중독치료센터와 명상센터, 사람들을 중독에 빠트린 후 회개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출신의 프로그램 엔지니어들, 해독을 위한 치유센터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이 야기한 연결중독의 증상과 거기에서 벗어나는 법을 두루 살펴본다.
스마트폰의 연결성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세계에서 사람들은 점점 기억력과 인지능력의 쇠퇴를 보이고 있다. 언제라도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척척박사가 손 안에 있고, 모든 주요 소식에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으며, 상대의 메일에 즉시 답장할 수 있는 세상은 모두를 연결 면에서 평등하게 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럭셔리, 새로운 귀족층은 “소셜 미디어를 버리고, 이메일에 바로 답장하지 않고, 최신 디지털 기기로 무장하지 않는 것”을 택할 것이다. 반면에 플랫폼이나 디지털 기기에 매달리는 것은 ‘낙오자’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마치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탄산음료를 덜 마시고 담배를 덜 피우는 것”과 비슷하다. 기술의 강력한 유혹에 저항하기에 가난한 사람들은 너무 약하고 불안정하고 의존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미 우리 주변에 흔한 ‘플랫폼 노동자’들이 한시라도 스마트폰의 연결성을 벗어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이 우리의 사고를 장악한 지금, 그들에게 뭔가를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은 마치 “빙산에게 타이타닉호를 구하라”고 요청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해결방법은 너무나 쉽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요즘은 거의 구석기시대의 유물처럼 되어버린 행위이다. 바로 아침에 눈 뜨고 저녁에 눈을 감기 전에 전자책이나 스마트폰의 화면을 들여다보는 대신, 종이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이 단순한 행위가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8초의 세상’이다.
20분이 지나면 이미 우리는 공부한 것의 60퍼센트만을 기억할 수 있고, 1시간이 지나면 절반이 채 안 되며, 하루가 지나면 단지 3분의 1만 기억할 수 있다. 한 달이 지나면 뇌 속에는 정보의 15퍼센트밖에 남지 않는다. - 15쪽 -
우리 모두는 점점 덜 사회적이 되고 점점 더 주의가 산만해지며, 우리가 누구인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의 행동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지, 후손들에게 물려줄 지구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대해 점점 더 신경 쓰지 않는다. 기억도 없고 관심도 없고 고개를 들 능력도 없으며 더 이상 인내심도, 심지어 미소도 없는 우리는 어떻게 될까? 50년 뒤에 지구상에 살고 있을 인간은 어떤 종류일까? 나는 그것이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은 그 발자취를 따라가는 나의 여정이다. - 21쪽 -
오늘날 지구상의 이동 전화 가입자 수는 79억 명(2019년 자료)이다. 전 세계 인구는 76억 명이니 사람보다 사용 중인 심SIM 카드가 더 많은 셈이다. 매년 아이들보다 더 많은 심 카드가 탄생한다는 주장은 내게 적지 않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 40쪽 -
8초는 오늘날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평균 시간이다. 기사를 읽을 때, 음악을 들을 때, 영화를 볼 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집중력을 잃는다. 8초! 금붕어보다 짧은 시간이다. 65쪽 -
“대략 10년 전에 우리가 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이 한 화면에서 다른 화면으로 3분마다 옮겨가는 것을 봤습니다. 그때 우리는 ‘3분마다? 믿을 수가 없네!’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설명했다. “4년이 지난 후, 우리는 다시 그 연구를 진행했는데, 사람들이 다른 화면으로 옮겨가기 전에 한 화면 앞에 있는 시간이 1분 15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연구를 다시 진행해본 결과 한 화면 앞에 있는 시간이 40초로 떨어졌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말은 사람들이 40초마다 집중력이 흐려지고, 다시 집중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73∼74쪽 -
완벽한 매커니즘이다. 우리는 스마트폰에 아무것도 오지 않을 때도 불안하고, 스마트폰이 웅 하고 진동하는 소리를 들을 때도 불안한 것이다. 두 상황에서 불안을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것은 새로움에 대한 우리의 갈망을 활성화시키는 회로를 강화하여 혈중 코르티솔 수치, 즉 불안감의 정도를 높인다.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 88쪽 -
“척추에 가해지는 머리의 무게는 우리가 머리를 어떻게 유지하는냐에 따라 변합니다. 양 어깨 위에서 똑바로 균형이 잡혀 있을 때 머리의 무게는 평균적으로 5킬로그램 미만입니다. 그러나 15도만 숙여도 척추에 가해지는 무게는 이미 12.5킬로그램에 이르죠. 앞으로 15도를 더 숙이면 척추에 실리는 머리의 무게는 20킬로그램이 됩니다. 60도 경사에서는 턱이 상체에 거의 닿을 정도가 되는데, 이때 무게는 30킬로그램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 107∼108쪽 -
실리콘 밸리의 다마스쿠스 거리는 참회자들로 넘쳐나는 것 같다. 불과 몇 년 새 억만장자가 된 회사의 임원들은 별안간 한 줄기 깨달음의 빛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손으로 일으켜 세운 추악한 정신적 착취 메커니즘을 고발하려고 안달이 났다. - 184쪽 -
“아주 똑똑한 아이들이야. 단지 글을 어떻게 쓰는 줄 몰라서 탈이지. 많이 아이들이 블록체를 써. 더 이상 필기체를 쓸 줄 모르거든. 더 이상 글씨를 손으로 쓸 줄도 잘 모르고, 썼다 하면 읽을 수 없게 써. 엉망진창이지.” 작문 종이들을 친구에게 건네주기 전에 내 시선이 종이 위로 미끄러진다. 솔직히 나는 이렇게 엉망으로 갈겨쓴 ‘최종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는 말을 이었다. “심각한 것은 구두점이지. 아이들은 한 페이지 전체를 행간이나 쉼표도 없이, 다음 줄로 문단을 바꾸지도 않고, 문장들을 끝도 없이 길게 쓰거든. 봐봐.” - 205∼206쪽 -
캐서린 프라이스의 ≪스마트폰과 헤어지는 법≫에서 스마트폰은 “역기능적 관계에 있는 전형적인 파트너로, 나를 아프게 하는 동시에 나를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도록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라는 구절을 읽었을 때 나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완벽하게 이해했다. 약간의 쾌락이 깃들어 있는 자해. 바로 내 특기다. 나쁜 점은 스마트폰과 헤어져 있는 이별의 시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고, 좋은 점은 그것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 28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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