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쉼표,마침표(국립국어원 온라인소식지)

우리말 탐구 - 이 봄,‘피로 회복’해도 될까요?

튼씩이 2023. 1. 12. 13:27

봄이 되며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아침저녁의 기온 차와 춘곤증 등으로 몸이 나른해져 쉽게 피로감을 느끼곤 한다. 피로가 쌓이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를 비롯한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그래서인지 방송 등에서 ‘피로 회복’에 좋다는 음식이나 약재 등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 따져 보면 ‘피로 회복’이란 말처럼 이상한 말도 없다. ‘피로’는 ‘과로로 정신이나 몸이 지쳐 힘듦, 또는 그런 상태’를 뜻하는 말이고, ‘회복’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을 뜻하는 말이다. ‘피로 회복’이라는 표현을 뜻풀이대로 이해하자면 ‘지친 상태로 되돌린다’라는 뜻이 되기 때문에, ‘피로에서 벗어나 원기를 되찾는다’를 뜻하는 데에 ‘피로 회복’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 ‘피로 해소’ 또는 ‘원기 회복’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어색한 표현으로는 ‘금연 경고’를 예로 들 수 있다. 담뱃갑에 부착된 문구나 그림을 ‘금연 경고 문구’, ‘금연 경고 그림’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내용은 흡연의 해로움을 알리는 내용이기에, ‘금연 경고’라기 보다는 ‘흡연 경고’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