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쉼표,마침표(국립국어원 온라인소식지)

어원을 찾아서 - 알고 보면 새내기 격의 우리말, ‘새내기’

튼씩이 2023. 1. 26. 12:52

3월이면 자주 쓰이는 우리말이 있다. 바로 대학이나 직장 등에 새로 갓 들어온 사람을 가리키는 ‘새내기’라는 말이다. 요즘에는 다양한 곳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지만, 몇 십 년 전만 해도 ‘새내기’라는 말은 없었다. ‘새내기’는 1980년대 초반 대학생을 중심으로 전개된 ‘우리말 쓰기 운동’으로 만들어진 신조어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신문에서 ‘새내기’라는 말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1992년 이후부터이다. 1992년 4월 1일 자 동아일보에는 ‘최근 1, 2년 사이 서클을 동아리로 신입생을 새내기로 한글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1)는 내용의 기사가 실려 있다. ‘우리말 쓰기 운동’으로 만들어진 신조어는 ‘새내기’ 외에도 다양하지만 ‘새내기’만큼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말은 많지 않다.

‘새내기’는 ‘이미 있던 것이 아니라 처음 마련하거나 다시 생겨난’의 뜻을 나타내는 ‘새’ 뒤에 그런 특성을 지닌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사 ‘-내기’를 붙여 만든 파생어로 볼 수 있다. 이때 ‘-내기’의 쓰임은 흥미롭다. ‘-내기’는 표준국어대사전에 ‘그런 특성을 지닌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사, 흔히 그런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쓴다’로 정의되어 있다.

어떤 일에 처음 나서서 일이 서투른 사람을 뜻하는 ‘신출내기’,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 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뜨내기,’ 경험이 없어 일에 서투른 사람을 뜻하는 ‘풋내기’ 등을 비롯해 다양한 어휘에서 ‘-내기’의 부정적인 어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새내기에서는 낮잡아 보는 표현의 느낌은 찾을 수 없다. 새내기라는 신조어가 정착되면서 ‘-내기’라는 말의 부정적인 느낌이 많이 지워졌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내기’라는 접사는 어감이 부정적인 데에서 긍정적인 데에도 사융할 수 있게 바뀌었다고 볼 수도 있다.

앞으로 우리말에서 접사 ‘-내기’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예를 계속 늘려 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1) “동아리 新入生끌기 캠퍼스 재치만발”, 「동아일보」, 1992. 4. 2.,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