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작은 땅의 야수들 - 김주혜

튼씩이 2023. 2. 2. 13:06

 

 

1917년 겨울 평안도 깊은 산속. 극한의 추위 속에서 굶주림과 싸우며 짐승을 쫓던 사냥꾼이 호랑이의 공격으로부터 일본인 장교를 구하게 되는데, 이 만남으로 그들의 삶은 운명처럼 연결되고 반세기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냥꾼, 군인, 기생, 깡패, 학생, 사업가, 혁명가…… 파란만장한 인생들이 ‘인연’이라는 끈으로 질기게 얽혀 만나고 헤어지고 재회하며 한반도의 역사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등장인물

옥희 “당신이 진흙탕에서 빠져나갈 수단, 내가 바로 그 수단이 되고 싶어요.”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열 살에 기방에 팔렸다. 기생이 되기에는 좀 애매한 관상이라는 기방 주인의 첫인상과는 달리 관찰력이 좋고, 총명하고, 지적이며, 성실하다. 정식 기생이 되고부터는 구애자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옥희의 사랑이 향하는 대상은 따로 있다.

정호 “그래서 이 공산주의자라는 게 되려면, 뭐부터 해야 합니까?”
아버지를 잃고 빈털터리 신세로 경성에 왔다. 소매치기 무리를 거느리며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기생들의 가두 행렬을 보다가 옥희에게 반한다. 옥희에게 인정받는 남자가 되기 위해 낯선 세계에 발을 들인다.

한철 “나는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야간 학교를 다니면서 낮에는 인력거를 끄는 가난한 고학생이다. 몰락한 양반 가문의 자손인지라 집에서는 언젠가는 집안을 다시 일으킬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인력거 손님으로 만난 옥희에게 점점 마음이 간다.

야마다 “왜 피를 볼 때까지 그들을 다그치는 거지?”
경성에서 복무하고 있는 일본군 소령. 뼈대 있는 사무라이 가문 출신으로 이른 나이에 젊은 대위가 되었고, 군대 내에서 계급이 높은 사람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이토 “약한 민족이 더 강한 민족에 흡수되는 건 바람직한 일이야.”
야마다와 함께 경성에서 복무 중인일본군 소령.

연화 “나는 시작을 좋아해. 옥희야, 우리의 삶이 함께 시작되던 때 기억나니?”
옥희의 단짝 친구. 어린 시절부터 옥희와 함께 기생 교육을 받으며 동고동락했다.

월향 “특별한 행복은 바라지 않아요.”
연화의 언니. 아름답기로 소문난 기생이지만 연애사에 일절 휘말리지 않고 오직 돈을 모으기 위해 일한다.

예단 “모든 여자가 원하는 거지, 한결같은 사랑을 받는 것 말이야.”
경성에서 기방을 운영하는 한편 비밀리에 독립운동 자금을 대고 있다.

성수 “나는 예술가야. 정치는 자네 같은 정치인들의 몫인 거고.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출판사 사장.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고 동경에서 유학했다.

명보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건 배고픔이지, 사람 자체는 악하지 않습니다.”
성수의 유학 시절 친구. 상해와 만주를 오가며 독립군을 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