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우표이야기

한국-스위스 공동우표

튼씩이 2023. 9. 4. 10:05

한국과 스위스는 1963년 2월에 수교를 맺은 이후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친선을 도모하며 교류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국-스위스 수교 60주년이자 스위스의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참여 70주년인 뜻깊은 해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스위스 우정청과 함께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위해 한국-스위스 공동우표를 발행하며, 두 나라의 민속마을을 소개합니다.

충남 아산시에 있는 ‘외암마을’은 설화산 아래에 있는 마을입니다. 조선 명종 1년(1546)에 예안 이씨 이사종이 처가인 외암마을에 정착하면서 예안 이씨가 대대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외암마을의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인물로는 이사종의 5세손이자 조선 후기의 학자인 외암(巍巖) 이간이 있습니다. 이간은 마을의 이름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이간의 호 ‘외암’을 따라 마을 이름을 지었다는 설과 반대로 이간이 마을 이름을 따라 자신의 호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현재 외암마을에는 67가구 135여 명이 거주하며 조선시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문화와 생활양식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외암마을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중서부 베른 주에 있는 ‘트룹(Trub)마을’은 농지와 목초지로 연결되는 별도의 마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권 보호구역인 엔틀레부흐(Entlebuch)와 맞닿아 있고, 해발 1,408m인 고산지대 나프(Napf)의 정상까지 뻗어 있는 마을입니다. 1125년경 한 남작이 트룹마을에 수도원을 설립하였는데, 1528년 스위스 종교개혁을 맞아 수도원이 해산되기도 했습니다. 농사가 주업인 트룹마을은 12세기부터 개발되어 현재는 스위스연방유산목록(ISOS)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지역은 작지만, 다양한 유형의 정착지가 보전되어 있는 마을입니다.



두 마을은 거리상으로는 매우 멀지만 수려한 풍경을 배경으로 산에 자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표에는 외암마을 초입에서 바라보는 논밭이 익어가는 풍경과 산속에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트룹마을 전경이 담겨 있어 제법 잘 어울립니다. 이번 한국-스위스 공동우표 발행을 통해 두 나라가 더욱 가깝게 지내고 긴밀하게 협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