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 2096

장마철에 자주 쓰이는 우리말들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비와 함께 날씨가 좀 시원해졌는데, 흔히 우리는 날씨를 ‘기상’이라고 하고, 때에 따라 ‘기후’라고도 한다. 기상과 기후는 비슷하게 생각되지만 뜻과 쓰임이 다른 말이다. 기상은 우리말 날씨에 해당하는 한자말이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햇살이 쨍쨍한 등의 그날그날의 날씨 상태를 기상이라고 한다. 이와 달리 ‘기후’라고 하면, 날마다의 기상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평균을 낸 값을 나타내는 말이다. 보통 30년 단위의 평균 날씨를 기후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며 여름에는 고온다습하고, 겨울철에는 한랭건조하다는 표현은 ‘기후’를 설명한 것이고, 오늘은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내리고 무덥겠다고 하면 그건 ‘기상’ 곧 날씨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상..

비에 관한 우리말글

장마가 길어지면서, 집집마다 습기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요즘 내리는 비는 장맛비이다. ‘장마비’가 아니라 ‘장맛비’[장마삐]라고 해야 표준말이 된다. 옛날에는 장마를 ‘오란비’라고도 했지만, 요즘에는 이 ‘오란비’란 말이 ‘장맛비’에 거의 떠내려가 버려서 옛말로만 남고 말았다. 이제 이 달 하순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굵은 빗방울이 세차게 쏟아지는 날이 많아질텐데, 이처럼 “굵고 세차게 퍼붓는 비”를 ‘작달비’라고 한다. 작달비를 만나면 우산도 별 소용이 없게 된다. ‘작달비’와 정반대되는 비가, 가늘고 잘게 내리는 비를 가리키는 ‘잔비’이다. 잔비도 여러 날 내리게 되면 개울물을 누렇게 뒤덮는다. 개울가나 흙탕물이 지나간 자리에 앉은 검고 고운 진흙이 있는데, 이 흙을 ‘명개’라고 한다. 장..

무더위와 강더위

긴 장마 끝에는 무더위가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식중독이나 장염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다. 우리 속담 가운데, “밥은 봄같이 먹고, 국은 여름같이 먹고, 장은 가을같이 먹고, 술은 겨울같이 먹으랬다.”는 말이 있다. 밥은 따뜻하게, 국은 뜨겁게 먹어야 한다는 속담이다. 더운 날씨일수록 너무 찬 음식을 찾기보다는, 선조들의 가르침대로 잘 끓여서 뜨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무더위’는 ‘물’과 ‘더위’가 한몸이 되어 만들어진 말이다. 습도가 높아 찌는 듯한 더위를 가리킨다. 이에 비해, 비가 오지 않아 습기가 없고 타는 듯이 더운 것은 ‘강더위’이다. 흔히 ‘땡볕더위’, 또는 ‘불볕더위’라고 하는 것이 바로 강더위이다. 무더위와 강더위는 둘 다 몹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