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좋은 글

커피가 없는 아침

튼씩이 2023. 9. 30. 12:03

2022년 기준 국가별 1인 커피 섭취량은 프랑스가 551잔으로 세계 1위고 우리나라는 367잔으로 2위다. 하지만 앞으로 60년 후에는 커피가 우리 곁에서 영영 사라질지 모른다.

 

2022년 2월 환경 보호 단체 그린피스는 '기후 위기 식량 보고서'를 통해 커피나무의 멸종 위기를 전망했다. 현재 속도로 기온이 상승할 경우 2050년 세계 커피 생산지의 절반이 사라지고, 2080년에는 야생 커피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나무가 살 수 있는 최적 온도는 섭씨 15도부터 28도 사이다. 30도를 넘으면 광합성 활동이 줄어들어 커피 열매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고 병충해에 취약해진다. 커피 생산국 1위 브라질은 2021년에 100년 만의 가뭄과 이례적인 한파로, 2위 생산국인 베트남은 지난 5월 44도를 넘는 폭염으로 커피 생산에 큰 타격을 입었다.

 

알고 보면 우리가 커피를 마시는 것 또한 커피의 멸종 위기를 앞당기는 행위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두를 재배하고 수확 및 가공, 수출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양은 원두 1킬로그램 당 15.3킬로그램 정도다. 원두 1킬로그램으로 내릴 수 있는 에스프레소 40여 잔은 승용차로 100킬로미터를 달린 것과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며 지구 온난화에 가담한다.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컵과 뚜껑, 빨대를 제조하고 폐기하면서 발생하는 탄소를 제외하고도 이 정도다.

 

최근 기후 변화와 병충해에 강하고 풍미도 좋은 커피종 '스테노필라'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 세계인이 선호해 온 아라비카 원두는 아니라는 점에서 완전한 대체는 어려워 보인다.

 

그린피스는 맛 좋은 커피를 계속해서 즐기려먼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커피가 사라진 후 맞이하는 아침은 얼마나 쓸쓸할까.

 

 

좋은생각 2023년 10월호 64쪽

'게시판 >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0) 2022.11.28
최초의 낭독자  (0) 2022.05.11
꽃에 담은 마음  (0) 2022.05.03
조지 엘리엇  (0) 2019.04.30
나는 왜 10일까?  (0) 2018.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