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는 조선 후기 정식 회화 교육을 받지 못한 서민들이 자유롭게 그린 그림이다. 소재는 닭이나 잉어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생물부터 전설 속 동물인 용까지 다양한데, 모두 각각의 상징이 있다. 새는 민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다. 그중 원앙은 부부간 금슬을, 기러기는 한번 짝을 지으면 죽을 때까지 연분을 지킨다는 점에서 백년해로를 뜻한다. 높은 벼슬에 오르길 바라는 사람들은 벼슬이 달린 수탉을, 자손의 번창을 염원하는 이들은 알을 많이 낳는 암탉을 그렸다. 백로는 흰빛의 자태가 선비의 고결한 정신을 닮았다고 해서 과거 급제를 향한 소망을 상징한다. 호랑이가 질병이나 재해를 막아 준다고 믿은 선조들은 새해가 밝으면 호랑이 민화를 집 안 곳곳에 붙였다. 독특한 점은 호랑이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