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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없는 아침

2022년 기준 국가별 1인 커피 섭취량은 프랑스가 551잔으로 세계 1위고 우리나라는 367잔으로 2위다. 하지만 앞으로 60년 후에는 커피가 우리 곁에서 영영 사라질지 모른다. 2022년 2월 환경 보호 단체 그린피스는 '기후 위기 식량 보고서'를 통해 커피나무의 멸종 위기를 전망했다. 현재 속도로 기온이 상승할 경우 2050년 세계 커피 생산지의 절반이 사라지고, 2080년에는 야생 커피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나무가 살 수 있는 최적 온도는 섭씨 15도부터 28도 사이다. 30도를 넘으면 광합성 활동이 줄어들어 커피 열매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고 병충해에 취약해진다. 커피 생산국 1위 브라질은 2021년에 100년 만의 가뭄과 이례적인 한파로, 2위 생산국인 베트남은 지난 5월 4..

최초의 낭독자

잠시 시계를 돌려 103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1919년, 서울은 고종 황제의 장례를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종교 지도자로 구성된 민족대표 33인은 이때를 놓치지 않기로 했다. 거국적인 민족 운동 예정일은 3월 1일 오후 2시로 잡혔다. 당일 정오 무렵부터 학생 수천 명과 사람들이 탑골 공원에 모였다. 그러나 약속 시간이 다 되어도 민족 대표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인즉 이들은 전날 급하게 집결지를 인근의 요릿집 태화관으로 바꾸었다. ‘비폭력저항’을 대원칙으로 삼았기에, 인파와 일제 헌병 간의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였다. 이를 알지 못한 사람들은 불안으로 술렁였다. ‘혹시 민족 대표들이 잡혀갔나?’ ‘거사는 실패인가? 이대로 해산해야 할까?’ 이때 한 청년이 팔각정으로 뛰어올랐다...

꽃에 담은 마음

1908년 5월 10일, 한 여성이 교회 모임에 온 어머니 오백 명에게 흰 카네이션을 선물했다. 그녀의 이름은 애너 자비스. 그녀의 어머니 '자비스 부인'은 생전에 어머니를 기념하는 날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은 남북전쟁이 끝났음에도 갈등이 만연했다. 자비스 부인은 어머니를 기념하는 날이 분열된 사람들을 이어 주리라 믿었다. 자비스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그녀는 어머니의 뜻을 따라 '어머니날'을 만들고자 했다. 어머니날의 상징으로 흰 카네이션을 고른 이유는 어머니가 좋아한 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말했다. "꽃의 색깔은 진리와 순수, 넓고 따뜻한 어머니의 사랑을, 향기는 어머니의 기억과 기도를 상징한다. 꽃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껴안은 채 시드는 카네이션처럼 어머니도 아이를 품에 끌어안는다." 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