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극장가에는 판소리 여섯 마당을 정리한 신재효와 최초의 여성 소리꾼 진채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이종필 감독의 <도리화가>가 상영되었습니다. 지금이야 많은 여성 소리꾼을 만날 수 있지만 그때는 여성 소리꾼이란 상상할 수가 없었지요. 신재효는 어렵게 진채선을 제자로 받아들여 으뜸 명창으로 키웠는데 진채선은 고종 때 경회루 낙성연에서 뛰어난 소리를 보여 대원군의 총애를 받았다고 합니다.
▲ 이종필 감독의 <도리화가>,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라북도 고창군 모양성 앞에는 신재효(申在孝, 1812~1884)를 기리기 위한 동리국악당(桐里國樂堂)이 세워져 있습니다. 신재효는 판소리 여섯 마당 곧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변강쇠타령〉의 체계를 잡아 작품화했기에 이 여섯 마당은 온전히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신재효는 자신의 집을 ‘동리정사(桐里精舍)’라고 이름을 붙이고 소리청을 만들었으며 이 소리청에 소리꾼들을 불러들여 많은 소리꾼을 키워냈고, 소리꾼들이 먹고 자는 일, 때로는 그들 가정의 생활비까지도 대주었다고 전합니다.
그는 또 유달리 인정이 많아 가난한 사람을 잘 도와주었고 아무리 천한 사람이라도 깍듯이 대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1876년 큰 흉년이 들었을 때 재산을 풀어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해 주었고, 그 덕분에 통정대부(문관의 정삼품 당상관)라는 품계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온 나라에서 유명한 인물이 되었고 위세 높았던 고을 원님들도 그를 떠받드는 처지가 되었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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