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고도원의 아침편지

기도방

튼씩이 2016. 12. 5. 12:54

기도방

거울 떼고
달력을 떼고
옷걸이를 떼고
전등을 떼고
책을 내놓고
그릇을 내놓고
가구를 내놓고
못을 뽑고
홀로
방에
들어가다


- 고도원의《당신의 사막에도 별이 뜨기를》에 실린
김정묘의 시〈기도방〉중에서 -


* 기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떼고, 내놓은 상태에서
기도방으로 들어가는 시인처럼 내 모든 것을
떼고, 내놓고 기도하고 싶습니다.
버리지 못하는 나의 고집, 관념, 가치관이
문턱도 없는 기도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합니다.

내 삶의 모든 모순과 선입견을 떼고

지금 기도방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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