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선수 긱스 이런 선수와 스위칭을 하면서 …빠른 카운터어택을 박지성 선수가 끌어갈 것으로 보이구요.” 실제 축구 중계이다. 이처럼 스포츠 중계뿐만 아니라 뉴스, 기사를 보면 해석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야구에는 완봉 승, 포스트 시즌이 있고 축구에서는 핸들링, 당구에서는 맛세이, 가야시 등이 있다. 일본어, 영어가 뒤죽박죽 섞여 외국어 남용 현상을 보인다. 더욱 낯설게 느껴지는 용어로 스포츠 경기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질 수 있다. 무분별한 외국어를 뒤섞은 스포츠 용어를 우리말로 바꿔보면 어떨까?
관련 단체에서는 우리말로 바꾸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스포츠 윤리센터와 인하대학교 국어문화원이 스포츠 용어를 올바른 우리말로 정비한 내용으로 영상 3편을 내세웠다. 건전하고 공정한 스포츠 생태계 구축과 올바른 우리말 스포츠 용어 확립과 확산을 위함이다. 영상 속에서는 야구의 ‘포스트 시즌’을 ‘가을 야구’로 ‘완봉 승’을 ‘무실점 승리’로, ‘MVP’를 ‘최우수 선수’로, ‘홈그라운드’를 ‘홈 경기장’으로 우리말로 바꿔 용어를 정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모두가 쉬운 우리말로 소통하며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전문용어표준화협의회를 개최하여 우리말 스포츠용어를 마련했다. 일본식 한자어와 일본식 영어에서 유래한 ‘시합’을 ‘경기 또는 겨루기’, ‘계주’는 ‘이어달리기’로, 축구에서 ‘핸들링’을 ‘손 반칙’으로 정비했다.
관련 단체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 노력하고 있다. 당구는 일본에서 건너온 스포츠로 특히 일본어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일부 당구장 사장님들은 외국어 남용이 난무한 당구 용어를 ‘가야시’에서 모아치기로, ‘맛세이’는 찍어치기로 등으로 올바른 우리말 당구 용어로 고쳐진 것을 표로 만들어 게시하고 있다. 대학(원)생들이 함께 모여 올바른 언어문화 환경을 만들어 가는 활동을 하는 ‘우리말 가꿈이’에서는 농구 경기의 ‘트랩 디펜스’를 ‘함정 수비’로, ‘레이업’을 ‘올려놓기’로 정비하기도 했다.
스포츠 용어를 한번에 우리말로 바꾸어 쓸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서로 관심을 기울여 하나씩, 조금씩 바꿔나간다면 향후 스포츠를 더 우리말로 쉽게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우리말의 전통성을 지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1기 기다인
'우리말을 배우자 > 한글문화연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사! 시작! 3점! 파리를 가득 채운 우리말 (3) | 2024.10.25 |
---|---|
“이건 도대체 무슨 향이에요?” (1) | 2024.10.24 |
한글, 한국어에 얼마나 자신 있으세요? (1) | 2024.10.22 |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갉아먹는 주범, 혐오 표현 (2) | 2024.10.21 |
알쏭달쏭, 헷갈리는 맞춤법 (0) | 2024.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