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시(司僕寺, 궁중의 가마나 말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의 타락죽은 전하와 왕실 가족의 일상생활과 권위 유지를 위해 필요한 각종 물산을 조달하고 공급하는 것 가운데 하나인데 임금께 올릴 때와 똑같이 낙부(酪夫, 우유를 짜는 이)가 기구(器具)를 가지고 제 집에 와서 조리하게 하여 자녀와 첩까지도 배불리 먹었습니다.”
위는 《명종실록》 31권, 명종 20년(1565년) 8월 14일 기록으로 전 영의정 윤원형이 임금께 바쳐야 할 타락죽을 집에서 만들어 먹은 죄 등 26조목의 많은 죄를 짓고서도 오만하게 조정에 버티고 앉아서 간악한 짓이 늙어갈수록 심해진다며, 대사헌 이탁(李鐸)과 대사간 박순(朴淳) 등이 윤원형을 먼 곳으로 귀양보내라는 간언을 올리는 내용입니다.

▲ 조영석, '우유 짜기', 종이에 수묵, 28.5x44.5㎝, 개인 소장
여기에 나오는 쌀가루를 끓이다가 우유를 부어 만든 타락죽(駝酪粥)은 소 자체가 귀한 동물이었던 옛날에는 왕실에서도 먹기 힘든 귀하디귀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런 귀한 음식을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세도가였던 윤원형이 함부로 타락죽을 가족에게 먹였다는 죄목으로 탄핵을 받은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임금의 외척이며, 영의정이었던 윤원형도 내칠 만한 정도였으니 타락죽은 임금이 내려주는 것 외에 먹을 수가 없던 귀한 음식이었음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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