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138 – 뭉우리돌

튼씩이 2019. 9. 4. 08:15

뭉우리돌은 모오리돌이나 몽돌로 불리기도 한다. 한자말로는 예문에 나온 것처럼 ‘귀퉁이나 모퉁이(隅)가 없는(無) 돌(石)’이라는 뜻에서 무우석(無隅石)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몽돌 해수욕장이 있는데 거제의 학동과 농소, 울산의 주전, 영광의 송이도, 남해의 천하마을, 완도의 구계등이 유명하다. 완도 구계등은 윤대녕의 소설 <천지간>의 배경이 된 곳이고, 남해 천하마을은 가수 비(정지훈)의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상두야 학교 가자>에서 상두의 어린 시절을 촬영한 곳이다.


돌은 몸집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가장 큰 것이 돌덩이, 그보다 좀 작은 것이 돌멩이, 제일 작은 것이 자갈이다. 뭉우리돌과 반대로 모나고 날카로운 돌은 섭돌이라고 한다. 시내나 도랑에 있는 큼직하고 둥근 돌은 갯돌, 자질구레하고 동글동글한 돌은 조약돌, 크기에 비해 아주 가벼운 돌은 거푸돌, 물러서 잘 부스러지는 돌은 서벅돌이나 푸석돌이라고 한다. 속돌은 용암이 식어서 된, 구멍이 많고 가벼운 돌로 제주도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다.


노둣돌은 말을 타거나 내릴 때 발돋움으로 쓰려고 대문 앞에 놓은 큰 돌로 한자말로는 하마석(下馬石)이라고 한다. 댓돌은 처마 밑에 돌려가며 놓는, 길게 다듬은 돌로 툇돌이나 퇴짓돌과 같은 것이며, 섬돌은 마당에서 대뜰로 오르는 돌층계를 가리킨다. 대뜰이란 댓돌 위쪽에 있는 좁고 긴 뜰이다. 모퉁잇돌은 주춧돌을 가리키는 것으로, 교회의 주춧돌이 된다는 뜻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무엇을 눌러 놓은 돌을 지지름돌이나 누름돌이라고 하는데, 지지름돌에는 화로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질러 놓는 불돌이나 김칫독에 넣는 김칫돌, 지붕 위를 덮은 널빤지나 루핑 같은 것을 눌러 놓는 봇돌 같은 것들이 있다. 방칫돌은 다듬잇돌, 징검돌은 징검다리로 놓은 돌, 부춛돌은 뒷간 바닥에 부출 대신 놓은 돌인데, 부출은 뒷간(화장실이 아님에 유의할 것)에서 디디고 일을 보는 널빤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뭉우리돌 (명) 모난 데가 없이 둥글둥글하게 생긴 큼지막한 돌.


쓰임의 예 – 지붕은 많이 화피(樺皮)로 잇고 그저 판목으로 엇매껴 덮고는 그 위로 뭉우리돌을 귀 맞추어 깔았는데… (최남선의 『백두산 근참기』에서)


              - 숙종(肅宗)이 박태보(朴太輔)를 친히 문초하는데, “이리저리 잔뜩 결박하고 뭉우리돌로 때려라” 하니, 주서(注書) 고사직(高司直)이 서슴없이 “필(必)자 모양으로 결박하여 돌로 때려라(必字形縛之無隅石擊之)”라고 썼다 그래서 크게 숙종의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총론』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섭돌 – 모나고 날카로운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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