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항은 받침으로 쓰이는 ‘ㅎ’의 발음을 규정하고 있다. 받침으로 쓰인 ‘ㅎ’은 뒤에 어떠한 말이 오든 원래 음가대로 발음되지 못하고 변동을 겪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변동의 양상이 조건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이 조항에서 받침 ‘ㅎ’의 여러 가지 발음에 대해 규정하였다. 이 조항의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조건에 따라 받침 ‘ㅎ’ 뒤에 자음이 오는 경우와 모음이 오는 경우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3은 받침 ‘ㅎ’ 뒤에 자음이 오는 경우이고 4는 모음이 오는 경우이다.
1. 'ㅎ(ㄶ, ㅀ)' 뒤에 평음 ‘ㄱ, ㄷ, ㅈ’으로 시작하는 말이 결합하는 경우로 주로 용언 어간 뒤에 어미가 결합할 때 나타난다. 이때에는 ‘ㅎ’과 ‘ㄱ, ㄷ, ㅈ’이 합쳐져서 격음인 [ㅋ, ㅌ, ㅊ]으로 발음된다. 용언 어간과 어미가 결합한 경우는 아니나 음운 환경이 같은 ‘싫증’에서는, ‘ㅎ’과 ‘ㅈ’이 [ㅊ]으로 줄지 않고 [실쯩]으로 발음된다. 이는 ‘증(症)’이 붙는 말의 일반적인 발음 경향과 같다. ‘염증[염쯩], 건조증[건조쯩]’에서 알 수 있듯이 ‘증(症)’이 단어의 둘째 음절 이하에 놓일 때에는 경음화가 잘 일어난다. ‘싫증’도 이러한 경향에 따라 [실쯩]으로 발음한다.
한편 1의 [붙임]에 따르면 ‘ㅎ’은 평음 앞에 올 때뿐만 아니라 평음 뒤에 올 때에도 격음으로 합쳐진다. 1의 [붙임 1]과 [붙임 2]는 이런 경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붙임 1]은 한 단어 내에서 평음 뒤에 ‘ㅎ’이 올 때 격음으로 줄어드는 경우를 다루고, [붙임 2]는 ‘ㅎ’에 앞서는 자음이 원래는 ‘ㄷ’이 아니지만 대표음 [ㄷ]으로 바뀐 후 ‘ㅎ’과 합쳐져 [ㅌ]으로 바뀌는 경우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ㅎ’이 평음 뒤에 놓이면서 이 두 자음이 하나의 격음으로 줄어들 때에는 ‘꽂히다, 넓히다’와 같이 용언 어간 뒤에 접미사가 결합하는 경우와 아닌 경우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용언 어간 뒤에 접미사가 결합하는 경우에는 평음과 ‘ㅎ’이 곧바로 줄어든다. 그래서 ‘꽂히다’와 ‘넓히다’는 [꼬치다]와 [널피다]로 발음된다. 반면 그 이외의 경우에는 먼저 ‘ㅎ’ 앞에 있는 자음이 대표음으로 바뀌거나 또는 겹받침의 경우 자음이 탈락하는 자음군 단순화가 적용된 후 ‘ㅎ’과 축약된다. ‘낮 한때’를 [나찬때]가 아니라 [나탄때]로 발음하는 것, ‘닭 한 마리’를 [달칸마리]가 아니라 [다칸마리]로 발음하는 것은 모두 이러한 차이점과 관련된다. 즉 ‘낮 한때’의 경우 ‘낮’의 ‘ㅈ’이 대표음 [ㄷ]으로 바뀐 후 ‘한’과 결합하여 [탄]이 되며, ‘닭 한 마리’의 경우 ‘닭’의 겹받침에 자음군 단순화가 적용되어 발음이 [닥]이 된 후 ‘한’과 결합하여 [다칸]이 되는 것이다.
2. 'ㅎ(ㄶ, ㅀ)' 뒤에 ‘ㅅ’이 결합하는 경우에는 ‘ㅎ’을 발음하지 않고 그 대신 ‘ㅅ’을 [ㅆ]으로 발음하게 된다. 이것은 표면적으로 ‘ㅎ’과 ‘ㅅ’이 합쳐져 [ㅆ]이 되는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여기에 대한 해석에는 이견이 있다.(‘더 알아보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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